연평도등대, 남북관계 훈풍에 45년만에 다시 불 밝히나
서해5도 야간조업 허용 등에 대비 해수부 재점등 추진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 연평도등대가 남북 해빙무드에 힘입어 약 45년 만에 다시 불을 밝히게 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연평도 조업여건 변화를 고려해 연평도등대를 재점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연평도 서남단 해발 105m 지점에 있는 연평도등대는 1960년 3월 설치돼 전국에서 몰려드는 조기잡이 배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 하지만 등대 불빛이 간첩의 해상 침투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1974년 1월 가동을 중단했다.
연평도등대가 가동을 멈추긴 했지만 당섬부두 방파제에 있는 소형 등대를 활용해 어선들의 안전 항해를 유도해 왔기 때문에 현재까지 어민들도 큰 불편을 느끼진 못했다.
해수부는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남북 공동어로구역이 추진되고 서해 5도 야간조업이 검토되는 등 주변 조업여건이 빠르게 변화하자 연평도등대를 재점등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
특히 인천항과 해주·남포항을 잇는 화물선·컨테이너선 항로가 개설되면 연평도등대가 연평도 해역을 지나는 선박의 안전 운항에 필요할 것으로 보고 시설 보강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해수부는 올해 8∼10월 3차례에 걸쳐 현지 실사를 진행한 결과, 보수작업을 거치면 재점등에 별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만 아직은 연평도가 접경지역인 점을 고려, 재점등 시기는 국방부와 협의를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기술적으로는 내년에 재점등하는 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수부는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에 있는 등대도 재점등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시설이 워낙 낡아 다시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백령도등대도 다시 가동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현재 등대를 허물고 새 등대를 건립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백령도등대는 1963년 설치돼 1974년 5월 가동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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