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도 원시 부족은 약 100개…"대면땐 통상 끔찍한 결과"

입력 2018-11-23 11:49
수정 2018-11-23 16:01
21세기에도 원시 부족은 약 100개…"대면땐 통상 끔찍한 결과"

학살·질병 탓에 고립 택하며 자체 삶 유지…개발로 위기 직면

보호단체 "국제법 하의 원주민 토지 보호 필요" 강조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이들과 맞닥뜨린 결과는 통상 끔찍한 일이 된다."



최근 20대 미국인이 인도 벵골만 오지에 있는 센티넬 섬의 원시 부족민들이 쏜 화살을 맞고 사망했다는 낯선 소식이 전해졌다.

센티넬 섬 부족민은 6만 년 가까이 외부 세계와 접촉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바깥 세계와 접촉을 꺼리고 있으며 이미 '불청객'들을 살해한 전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 방송은 22일(현지시간) 현대 문명과 단절한 채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을 고수하는 원시 부족이 알려진 것만으로 세계적으로 약 100개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원시 부족 보호단체 '서바이벌 인터내셔널'(SI)에 따르면 이들 부족 대다수는 아마존 삼림에 살고 있다. 뉴기니에도 일부가 살고 있고 이밖에 세계 각지의 삼림과 바다에서 개발의 위협 앞에 힘겹게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산업사회를 피하고 있으며, 외부 세계와 마주하게 되면 그 결과는 통상 끔찍한 실정이라고 CNN 방송은 전했다.

이 단체의 조너선 마조워는 "때때로 그들은 대량학살이나 폭력적인 사건, 질병이나 감염병 등에 대한 집단적인 기억이 있다"며 "이들에게는 외부 세계와는 그 어떤 것도 하길 원치 않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라고 말했다.

마조워는 또 "(원시 부족을 위한) 주요 과제는 단연코 그들의 토지 보호"라면서 "그들의 토지가 국제법 하의 권리로 보호받으면 생존을 이어가고 번성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CNN이 소개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사는 6개 원주민 부족이다.



◇센티넬 = 외부인이 이 섬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살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에는 이들의 모섬인 노스 센티넬 섬 해안에 배를 띄워놓고 불법적으로 낚시하던 2명이 살해됐다.

2004년 인도양을 덮친 지진해일(쓰나미) 직후 이 섬의 상태를 살피려고 찾은 헬기를 향해 부족민들이 활을 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탐험대들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종종 이 섬을 찾아 선물을 남기기도 했으나 현재는 항공기를 이용해 선물을 투하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2011년 인도 인구조사에 따르면 이 섬에는 단지 15명만의 부족민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됐으나, BBC 방송은 이번 사건 후 약 150명이 사는 것으로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사람들이 아예 이 섬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 카와히바(Kawahiva) = 브라질 마투 그로수주(州)를 이동하며 사는 이 부족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유일한 단서로 집에 도구와 잡동사니를 남겼다.

결국, 2013년 한 브라질 정부의 공무원이 이 부족과 접촉할 기회를 얻었고 처음으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다.

영상에 따르면 부족민들은 숲을 옷가지 하나 걸치지 않은 채 걸었고 화살을 쥐고 있었다. 외부의 인기척을 느끼고는 도주를 택했다.

이 부족민은 벌목업자들이나 야영객들에게 학살을 당하면서 현재는 30명가량만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거주 지역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면서 이들의 미래도 불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하바리 리버(Javary River) 계곡 = 브라질과 페루 국경의 아마존에 사는 이 부족은 지난 8월 처음으로 무인기(드론) 카메라에 잡혔다.

부족민 중 한 명은 창 혹은 막대기를 들고 있었으며, 부근에 있던 다른 4~5명은 초가 건물로 보이는 것 옆에 서 있었다.

다른 부족도 주변에 많이 사는 만큼 이 부족은 다른 부족과 우호 관계를 맺거나 결혼으로 연결됐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지역의 원주민을 연구하는 서식스 대학의 이반 킬릭은 "그들이 고립을 택한 이유는 폭력의 역사나 착취의 역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나네(Xinane) = 외부 세계의 접근을 피하는 부족과 달리 이들은 스스로 주변의 세계와 접촉을 시도했다.

브라질 국립원주민재단(FUNAI)의 동영상에 따르면 페루에 사는 이 부족은 자신들의 거주지를 나와 부근의 주민들에게 다가가 바나나를 달라고 요청했다.

한 젊은 부족민의 경우 외부인으로부터 얻은 것으로 보이는 권총 한 자루를 갖고 있기도 했다.

이들은 언덕에 지은 전통 가옥에 살면서 아마존의 많은 다른 원주민처럼 활로 사냥을 하거나 옥수수 같은 작물을 기른다. 고기를 잡고 버섯을 채취하거나 과일을 따 먹기도 한다.



◇와오라니(Waorani) = 1987년 선교에 나선 로마 가톨릭 주교 및 수녀는 에콰도르의 아메리카 원주민인 이 부족과 맞닥뜨렸고, 둘은 이번에 센티넬의 미국 젊은이와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원주민들은 눕혀진 두 사람의 몸에 21개의 나무 창을 박았고, 흘러내리는 피를 멈추게 하려고 상처에 나뭇잎을 채워 넣은 것으로 당시 언론은 전했다.

이후 이들 원주민 대부분은 외부 세계와 접촉을 하게 됐고, 원유 탐사 때문에 재정착을 하게 됐다.

이 부족은 주변의 다른 부족과 가끔 충돌하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하곤 한다.

◇아요레오(Ayoreo) = 이 부족은 파라과이 북부와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에 걸친 차코 숲에서 살아왔지만, 대부분이 1970년대 선교단에 의해 숲 밖으로 밀려 나왔다.

이후 많은 사람이 질병으로 숨졌다. 면역력을 갖지 못한 만큼 질병은 원시 원주민들에 대한 주요 위협 요인이 되는 탓이다.

이제 수천 명의 부족민 대부분은 외부 세계와 접촉을 하고 있으며 현대 사회에 흡수됐다.

하지만 소수는 아마존 밖 남미 지역에서 여전히 고립된 삶을 이어가고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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