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아마존 웹서비스, 장애발생 수습과정 안이하다
(서울=연합뉴스) 22일 미국의 클라우드(가상 저장공간) 서비스업체인 아마존 웹서비스(AWS)에서 1시간 30분가량 장애가 발생해 국내 고객사들이 피해를 봤다. 국내 전자상거래업체인 쿠팡, 신선 신품 배송업체인 마켓컬리, 여가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 등의 홈페이지가 한때 접속이 안 됐다. 코인원, 업비트, 고팍스 등 가상화폐 거래 거래소의 서비스가 중단됐고, KB금융의 클레이온, 카카오스탁 등 금융서비스도 멈췄다. 전 세계의 AWS 고객사들 가운데 한국 업체들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났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AWS는 서버, 저장공간, 네트워크 장비 등을 외부 업체에 빌려주는 등의 사업으로 전 세계 190개국에서 100만개 이상의 고객사를 두고 있다. 올해 30조원가량의 매출이 예상되며 세계시장 점유율은 40%에 이른다. 이 분야에서는 세계 1위 기업이다.
이런 회사가 이번에 사고 처리하는 것을 보니 문제점이 적지 않다. 한국의 고객사들은 장애가 발생하자마자 AWS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담당자와 연결되지 않아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웠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고가 발생한 지 8시간이 흐른 후인 어제 오후 뒤늦게 두줄짜리 공식 입장을 내놓았는데, 사과 한마디 없었다. 한국 업체들의 입장에서는 국제적 '갑질'이 따로 없다.
AWS는 사고 경위를 한국 고객사들에 자세하게 설명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 또 한국 업체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당연히 보상해야 한다. 안이하게 대응하면 결국에는 고객들을 잃을 수도 있다. 물론, 재발 방지대책도 철저히 세워야 한다. 투자 부족에 따른 결과라는 일각의 분석도 있는데, 그렇다면 마땅히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다.
한국 업체들도 클라우드서비스를 특정 회사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자금 여력이 있다면 자체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런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예상을 뛰어넘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AWS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다고 해서 한국의 수많은 업체가 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는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정부 당국도 외국의 클라우드 업체를 통해 한국의 일반인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없도록 관련 법령을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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