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로 돌아온 심수창 "아웃카운트 한 개라도 보탬이 되길"
"2군에서 포기하지 않고 버틴 것 보람…한화 팬들께 감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화 이글스 1군 선수단에서는 아무런 신호도 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심수창(37)은 포기하지 않고, 한화 유니폼을 입고 퓨처스(2군)리그 마운드를 지켰다.
30대 중후반에 얻은 '퓨처스리그 구원왕 타이틀'에도 자부심을 느꼈다. 그리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LG 트윈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칠 기회를 얻었다.
심수창은 LG가 영입 발표를 한 23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2군에서 포기하지 않고 버텼다. 그 시간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심수창은 2018년 퓨처스리그 세이브 1위(18세이브)에 올랐다. 베테랑 투수에게 '2군 개인 부문 타이틀'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의욕을 잃는 베테랑이 꽤 많다.
하지만 심수창은 달랐다.
심수창은 올해 한화 이글스 1군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3월 30일 2군으로 내려가 다시 올라오지 못했다.
2군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1군 등록을 기다렸지만,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는 한화는 심수창을 '전력 외'로 분류했다.
고된 시간이었지만, 심수창은 끈기 있게 버텼다.
타 구단 2군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심수창 구위가 괜찮다"는 평가가 나왔다.
심수창은 한화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고, 한화는 8월 29일 심수창을 방출했다.
2군에서의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LG는 불펜 강화를 위해 심수창을 영입했다.
심수창은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후회 없는 1년을 보냈다"며 "2019년에는 더 후회 없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새로 받게 될 LG 유니폼이라 의욕이 더 커진다.
심수창은 2004년 LG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던 그는 2011년 7월,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되며 팀을 떠났다.
이후 롯데 자이언츠, 한화를 거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심수창은 "히어로즈, 롯데, 한화 팬들에게 감사하다. 기회를 주신 구단에도 감사하다"고 전 소속 구단과 팬들에게 인사한 뒤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곳이 LG다. 집에 돌아온 기분이다"라고 했다.
그는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가는데 친하게 지내던 우규민(삼성 라이온즈), 봉중근(은퇴) 선배가 없다"고 웃기도 했다.
LG는 지난 시즌 불펜 난조로 고전했다. 심수창은 LG 불펜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적절한 카드다.
심수창은 "정말 진심으로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어떤 상황에서 등판하고, 아웃 카운트 한 개만 잡고 마운드를 내려가도 '오늘은 내가 팀에 도움이 됐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며 "LG가 꼭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도록, 내가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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