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홍보회사 통해 소로스 등 반대세력 겨냥 여론전 시인
커뮤니케이션 팀 책임자 "소로스의 비판에 금전적 동기 있는지 알고 싶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페이스북이 홍보회사를 통해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를 포함한 페이스북 비판 세력에 대응해왔다는 의혹을 인정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이스북 커뮤니케이션 팀 책임자인 엘리엇 슈라지는 이날 PR 회사 '디파이너스 퍼블릭 어페어스'를 고용, 소로스 등 비판 세력을 겨냥한 조사 등을 주문한 사실을 시인하고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다.
슈라지는 소로스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페이스북과 구글을 "사회에 위협이 되는 기업들"이라고 규정한 이후 디파이너스에 소로스에 대해 조사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소로스에게 금전상의 동기가 있는지 알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슈라지는 이후 페이스북의 사생활 정책과 관련한 비판 세력으로 떠오른 '페이스북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신생 단체의 일부 회원에게 소로스가 자금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디파이너스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이 단체의 활동이 단순히 자발적인 시민 활동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관련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슈라지는 이 같은 활동에 대해 사과하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를 비판하는 이들에 대한 이해 충돌 가능성과 배경을 파악하지 않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 무책임하고 전문가답지 못한 일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최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페이스북이 지난 2년간 디파이너스를 통해 반(反) 페이스북 그룹에 대응해왔다고 폭로성 보도를 한 이후 나왔다.
NYT는 공화당 대선 캠프와 밀접한 연계가 있는 디파이너스가 '페이스북을 음해하는 그룹에 소로스의 자금이 들어갔다'는 정보를 기자들에게 흘렸다고 주장했다.
NYT는 페이스북의 전략이 '부인하고, 지연하고, 모면하는 것'으로 일관돼 있는데 배후에 디파이너스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 "보도가 있기 전까지 그 PR 회사(디파이너스)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로스를 겨냥한 페이스북의 이번 활동이 예민한 문제인 것은 소로스가 오랫동안 민주당 후원자로 활동해온 유대인으로, 최근 들어 우파, 반(反)유대주의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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