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불리려고"…중국 도축업자들 소에게 12시간 물 먹여

입력 2018-11-22 13:51
"체중 불리려고"…중국 도축업자들 소에게 12시간 물 먹여

콧구멍에 튜브 꽂아…"심각한 동물 학대" 비난 여론 들끓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도축업자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해 소에게 12시간 동안 물을 먹여 체중을 불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장쑤TV 가 22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중국 경찰은 최근 안후이(安徽) 성에 있는 도축업체 2곳의 직원 29명을 동물 학대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소의 체중을 인위적으로 불리기 위해 소의 콧구멍에 튜브를 끼워 넣어 물을 먹인 것으로 드러났다. 물인 먹인 시간은 최대 12시간에 달했다.

현장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 도축을 앞둔 여러 마리의 소가 철책에 매인 채 콧구멍에 꽂힌 튜브를 통해 물을 먹고 있었다.

물을 먹는 것이 너무 괴로운 듯 일부 소는 바닥에 쓰러졌으며, 코에 끼워진 튜브를 빼자 소의 코에서 물이 솟구쳐 나오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직원들은 "우리도 소가 물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힘들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밖에서 낯선 사람들이 노크하면 튜브를 곧바로 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도축장 사장은 "여기 있는 소들은 어차피 도살될 예정이어서 물을 먹여도 상관없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이런 방식으로 소에게 물을 먹이면 평균 5∼10㎏ 정도 몸무게가 불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징(南京)의 도매시장에서 소고기가 1㎏당 30위안(약 5천원)에 팔리고 있으므로 소에게 물을 먹여 10㎏의 몸무게를 불리면 약 5만원을 더 버는 셈이다.

소에게 물을 먹이면 고기 질과 영양적 가치가 떨어질 뿐 아니라, 더러운 물로 인해 질병에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구나 이 소고기는 대부분 인근 학교에 급식용으로 제공되고 있어 중국인들의 분노를 더욱 크게 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에 "소가 물을 먹는 모습은 도저히 지켜볼 수 없다"며 "모든 동물은 영혼을 갖고 있는데 참으로 끔찍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올해 들어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중국 내 돼지 도축장 25곳이 폐쇄됐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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