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호의 기회' 잡을까…유엔 예멘특사, 반군 지도부 만나
미 국방 "평화협상 내달 초 스웨덴에서 열릴 듯"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마틴 그리피스 예멘 파견 유엔 특사가 내전을 종식하는 평화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21일(현지시간) 예멘 사나를 방문했다.
그리피스 특사는 사나에서 예멘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의 지도부를 만나 평화협상 개시의 조건과 절차, 일시, 장소 등을 논의했다.
그리피스 특사는 9월 스위스에서 예멘 평화협상을 간신히 마련했으나 협상 전날 반군이 불참한다고 통보하는 바람에 협상이 무산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동맹군과 친이란 예멘 반군이 3년 반째 공방을 주고받으며 장기화한 예멘 내전은 사태 반전을 위한 별다른 계기를 찾지 못한 채 예멘 국민의 고통과 인도적 비극만 가중됐다.
그러나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사건으로 사우디 왕정의 도덕성까지 치명타를 입으면서 사우디가 깊숙이 개입한 예멘 내전을 해결하라는 국제 여론의 압박이 커졌다.
예멘 내전을 사실상 용인하며 사우디에 무기를 판매했던 서방측의 시선마저 냉랭해지자 사우디는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평화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2일 사우디를 방문한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사우디 국왕과 왕세자를 만난 뒤 "평화협상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사우디 왕실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리피스 특사도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예멘 내전 당사자들이 평화협상에 참석한다고 굳게 확인했다"며 "올해 말 협상이 시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21일 "예멘 평화협상이 내달 초 스웨덴에서 열릴 것 같다"며 "반군과 예멘 정부 양측을 (협상장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피스 특사가 방문한 21일에도 예멘 남서부 반군의 근거지이자 예멘의 물류 요충지인 항구도시 호데이다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이 격렬하게 전투를 벌였다.
그리피스 특사는 22일 호데이다를 찾을 예정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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