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인터폴 총재 선출에 강한 압박"…투표 합법성은 인정
서방의 러시아 후보 반대 운동 비난…"인터폴 정치화 안 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자국 후보가 세계 각국 경찰 간 공조와 협력을 총괄하는 인터폴(ICPO, 국제형사경찰기구) 수장 선거에서 한국 후보에 패한 데 대해 서방의 압박이 가해진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투표 자체의 적법성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근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인터폴은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87차 총회 마지막 날 투표에서 김종양(57) 인터폴 선임부총재를 총재로 선출했다.
김 부총재는 함께 출마한 러시아 출신의 알렉산드르 프로코프추크(57) 인터폴 유럽 부총재를 제치고 선출됐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투표가 이루어졌고 아직 그것의 합법성을 논의하게끔 할 만한 어떤 사실도 알려진 게 없다"면서 투표 결과를 인정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물론 우리 후보가 당선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면서 "투표 전에 나온 여러 나라의 성명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면 강한 압박이 가해진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인터폴 총재 선출에 앞서 서방이 러시아 후보 프로코프추크의 당선을 막기 위해 여러 압박을 행사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러시아 내무부 대변인 이리나 볼크도 전날 "외국 언론들에서 인터폴 총재 러시아 후보를 비방하는 캠페인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 "전문적 국제기구인 인터폴의 정치화는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볼크 대변인은 그러나 이날 투표 결과가 나온 뒤 낸 성명에서 "프로코프추크가 유럽 부총재로 계속 인터폴에서 일할 것"이라면서 "그의 업무는 세계 경찰계에서 인터폴의 입지를 강화하고 기구 활동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3년부터 러시아 내무부에서 근무해온 프로코프추크는 2016년부터 인터폴의 부총재 4명 가운데 1명으로 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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