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연폰 강매 '갑질'…매대·포스터 위치까지 간섭"

입력 2018-11-21 14:54
수정 2018-11-21 15:05
"애플, 시연폰 강매 '갑질'…매대·포스터 위치까지 간섭"

이통협회 "공정위 제소 등 법적 검토"…애플코리아, 입장 안 밝혀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애플이 단말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일선 유통망에 '데모폰(시연폰)'을 강매해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며 유통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유통점들은 "이제까지는 아이폰의 인기 탓에 강매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지만 최근 애플이 아이폰XS, 아이폰XS 맥스, 아이폰X 등 많은 종류의 모델을 한꺼번에 출시하고 단말기 가격 역시 크게 오르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제조사가 데모폰을 전량 지원하고 진열 종료 후 회수하지만, 애플은 데모폰 100%를 유통망에 강매해 타 제조사 대비 유통점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데모폰은 신규 모델 출시 1년 후에나 판매가 가능하도록 제약을 걸어둬 유통점에서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애플은 데모폰을 구매하지 않으면 애플 단말기를 개통조차 하지 못하게 강제하고 있다"며 "시연 단말기를 배치할 매대 제작 비용도 유통망이 부담하지만 애플은 시연 매대 위치와 포스터 부착 위치까지도 엄격하게 지시한다"고 비판했다.

애플은 시연폰 말고도 이동통신사에 광고비와 무상수리비용을 떠넘기는 등 갑질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앞두고 있다. 아이폰 신제품 디자인과 기능을 홍보하는 내용의 광고에 모두 통신사가 비용을 내게 했다는 것이다. 공시지원금 역시 이동통신사에 떠넘겼다는 의혹을 받는다.

공정위 사무처는 올해 초 애플코리아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심사보고서를 애플코리아 측에 발송한 바 있다.

협회는 "애플 갑질로 인한 피해를 해결하고 정확한 실태와 피해규모 추산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이통3사 대리점협의회와 공동대응할 것이고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법률적 검토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코리아는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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