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정지 환자 생존율 8.7%…11년사이 4배로 증가

입력 2018-11-21 12:00
수정 2018-11-21 14:09
급성심정지 환자 생존율 8.7%…11년사이 4배로 증가

지역 격차 확대…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 21.0%로 11배↑

'심장박동 이상' 환자 19만9천명…20대 증가율 높아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심장 활동이 심각하게 떨어지거나 멈추는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11년사이 4배 규모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들이 심장정지 환자 등에 심폐소생률을 시행하는 사례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소방청은 119 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한 급성심장정지 사례 의무기록을 조사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2017년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급성심장정지 환자 건수는 2만9천262건으로 11년 전인 2006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발생률은 지난해 기준 인구 10만명당 57.1명이다. 급성심장정지 환자 수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증가하다 이후 감소 추세다.

환자 성비는 남성이 64~65% 정도로, 여자보다 2배 정도 많았다.

급성심장정지가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심근경색, 심부전, 부정맥 등의 심장 질환이 70% 이상이었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가정으로, 전체의 약 50%를 차지했다.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생존율은 8.7%로 2006년 2.3% 대비 대비 3.8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급성심장정지 환자가 퇴원 당시 혼자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뇌 기능이 회복되는 비율도 5.1%로 8.5배 높아졌다.

단 지난 11년간 급성심장정지 환자 생존율의 지역 격차는 더 커졌다. 2006년 4.2%포인트였던 지역 간 차이는 2017년 8.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심폐소생술 시행률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관측됐다. 지난해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21.0%로 2008년 1.9%에 비해 약 11배 증가했다.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상승하고 있으나 발병 원인으로 꼽히는 '심장박동 이상'을 앓는 환자는 증가해 2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심장박동의 이상으로 인해 병원을 찾은 인원은 2012년 14만5천명에서 2017년 19만9천명으로 36.9% 늘었다. 매년 6.48%씩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50대가 3만9천명(19.8%)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60대(3만4천명, 17.5%), 40대(3만3천명, 16.7%) 순이었다.

이한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전과는 달라진 서구형 식단과, 잦은 음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하면서 부정맥 또한 증가하는 추세"라며 "많은 형태의 심장박동 이상은 심근경색이나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므로 동반된 심장 질환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심장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카페인 섭취와 음주를 자제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습관 교정 등 생활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나이가 들수록 부정맥 등 관련 질환 발생률이 증가하므로 정기 검진을 통해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를 파악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심장박동의 이상으로 인한 진료인원의 증가율은 남녀 모두 20대에서 가장 가팔랐다는 내용도 보고됐다.

이 기간 심장박동 이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연평균 5.94%씩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남성이 6.03%로 여성의 5.87%보다 높았다.

이 중 남성은 20대에서 가장 많이 증가(연평균 증가율 11.15%)했고 이어 30대에서 연평균 9.21% 늘었다. 여성은 20대에서 연평균 12.50%, 10대에서 연평균 11.55%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표]연도별 건강보험 '심장박동의 이상' 질환 진료실인원 현황(단위 : 명)

┌──────┬────┬────┬────┬───┬───┬───┬───┐

│구분│ 2012년 │ 2013년 │ 2014년 │2015년│2016년│2017년│연평균│

│││││ │ │ │ 증가 │

│││││ │ │ │율(%) │

├──────┼────┼────┼────┼───┼───┼───┼───┤

│ 계 │ 145,259│ 153,877│ 158,021│165,80│180,99│198,85│ 6.48│

│││││ 8│ 5│ 5│ │

├──────┼────┼────┼────┼───┼───┼───┼───┤

│남성│ 54,897│ 57,654│ 59,230│63,353│68,052│75,291│ 6.52│

├──────┼────┼────┼────┼───┼───┼───┼───┤

│여성│ 90,362│ 96,223│ 98,791│102,45│112,94│123,56│ 6.46│

│││││ 5│ 3│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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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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