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의 귀환·미래 밝힌 황인범…벤투호 첫 원정 쏠쏠한 수확
김민재, 김영권 파트너로 존재감…주세종 등도 '새 옵션' 명함
(브리즈번=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플랜 B'로 무패 행진을 이어간 파울루 벤투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 부임 이후 첫 원정 평가전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새로운 옵션을 다수 발견했다는 소득을 남겼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호주 브리즈번에서 17일 호주(0-0 무), 20일 우즈베키스탄(4-0 승)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내년 아시안컵 엔트리를 확정하기 전 벤투 감독이 선수들을 실전에서 들여다볼 마지막 무대였다.
이번 달 소집엔 대표팀 전력의 핵심인 손흥민(토트넘), 기성용(뉴캐슬) 등이 빠져 '아시아의 강호'들을 상대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그러나 아시안컵 디펜딩 챔피언인 홈 팀 호주와 1-1로 비기고, 아시안컵 단판 승부의 잠재적 상대 우즈베키스탄에는 완승하며 기분 좋게 2018년을 마무리했다.
전력 공백을 채운 선수 중에서도 '블루 드래곤' 이청용(보훔)이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것은 의미가 크다.
호주전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약 반년 만에 A매치에 복귀했고, 우즈베키스탄전까지 선발로 나섰다.
러시아 월드컵 직전인 5월 온두라스와의 평가전 때도 모처럼 대표팀에 합류했으나 그땐 소속팀에서 경기를 거의 뛰지 못하며 실전 감각 부족을 드러낸 채 부상으로 쓸쓸히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독일 2부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소속팀에서 주축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이번에 돌아와서는 예전의 모습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큰 대회에 나서는 축구대표팀에 '기량을 회복한' 이청용이라면 안정감과 노련미를 더하기 충분하다.
'젊은 피'로는 미드필더 황인범(대전)이 두각을 나타냈다.
기성용, 정우영(알 사드)이 없는 중원은 이번 평가전에서 가장 변화가 심한 포지션이었는데, 황인범의 등장이 미래를 밝혔다.
황인범은 벤투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9월 성인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뒤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꾸준히 중용되고 있다.
호주전에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주세종(아산)으로 파트너가 바뀜에도 침착한 플레이로 강한 인상을 남긴 그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선 남태희(알 두하일)가 터뜨린 선제골의 기점 역할을 하는 등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정우영의 부상으로 '대체 발탁'돼 뒤늦게 대표팀에 승선한 주세종은 호주전 이른 교체 투입에도 황인범과 무난하게 호흡을 맞췄고, 우즈베키스탄전에선 선발 출전해 날카로운 킥 등 장점을 보였다.
황의조(감바 오사카), 황인범 등과 함께 아시안게임 우승 멤버인 중앙수비수 김민재(전북)는 김영권(광저우)의 파트너 경쟁에서 앞서가는 계기를 만들었다.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던 김민재는 벤투 감독 체제에서 장현수(FC도쿄)와 경쟁 구도를 이어왔으나 장현수가 국가대표 자격을 영구 박탈당하며 호주전 선발로 기회를 잡았고, 좋은 호흡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우즈베키스탄전에 김민재 대신 선발로 나선 정승현(가시마)도 무실점 승리에 힘을 보태며 아시안컵 주전 경쟁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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