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인가 공공조형물인가'…포항·대구서 잇단 철거 논란

입력 2018-11-20 13:37
'흉물인가 공공조형물인가'…포항·대구서 잇단 철거 논란

꽁치 꼬리·원시인 형상…주민 "역동성 떨어지고 너무 크다" 반발



(포항·대구=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대구·경북에 설치된 일부 공공조형물이 주민들 사이에 철거 논란이 한창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관광 홍보를 위해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들었으나 주민들이 취지에 맞지 않고 위화감마저 준다며 탐탁지 않게 여겨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포항시는 2009년 3월 3억원을 들여 남구 동해면 포항공항 입구 삼거리에 '은빛 풍어'란 이름의 대형 조형물을 설치했다.

조형물은 가로 11m, 세로 16m, 높이 10m로 꽁치 꼬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시는 전국 공모와 심의를 거쳐 과메기 특구이자 경북 최대 수산물 집산지임을 알리기 위해 작품을 선정해 설치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은 설치할 당시부터 꽁치가 바다에서 박차고 올라오는 모습이 아니라 바다로 들어가는 형상이어서 역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로는 마치 비행기가 추락한 듯한 모습이어서 공항 입구에 설치하기엔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때문에 동해면 주민을 비롯한 상당수 시민은 이 조형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건의해왔다.

시가 작년 4월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184명 가운데 이전 66명(35%), 철거 43명(24%), 유지 36명(19%)이었고 모르겠다는 의견도 39명(21%)이 나왔다.

시는 시민들의 철거 요구가 잇따르자 조만간 조형물을 어떻게 할지를 놓고 시민 공청회를 연 뒤 조형물 심의위원회에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대구 달서구에는 올해 초 진천동 도로변에 2억여원을 들여 설치한 '2만 년 역사가 잠든 곳'이란 원시인 조형물이 논란이다.

달서구는 국가사적 제411호 진천동 입석이 있는 선사유적공원 일대를 '선사시대 테마거리'로 조성하면서 길이 20m, 높이 6m의 잠든 원시인 상을 설치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은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고 오히려 겁난다"거나 "조형물이 너무 커 영업에 지장이 있다"고 지적한다.

조형물을 철거해 달라며 주민 3천140명이 청원을 냈다. 일부 주민은 석상 주변 경관조명을 부수기도 했다.

달서구는 설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철거할 경우 예산 낭비라며 현재까지 그대로 두고 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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