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홍준표…한국당 당권 경쟁 점화하나
내년 4월 창원 보궐선거 출마설도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돌아왔다.
지난 6·13 지방선거의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한 후 5개월여만이다. 정치활동 재개가 올해는 넘기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홍 전 대표의 침묵은 길지 않았다.
홍 전 대표는 20일 페이스북 글에서 "내 나라가 이렇게 무너지고 망가지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겠다"면서 "그것만이 좌파 광풍 시대를 끝내고 내 나라를 살리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지난 7월 페이스북 '절필'을 선언했지만 9월 중순까지 미국에 머문 두 달 동안에도, 또한 귀국한 이후에도 페이스북 정치를 지속했다.
그 점에서 컴백은 시점만 문제였지 상당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유튜브 1인 방송인 'TV홍카콜라' 출범과 '프리덤 코리아' 결성을 위해 꾸준히 보수우파 성향의 인사들을 접촉하며 존재감을 보인 그다.
홍 전 대표의 재등판에 따라 권력재편 전환기를 맞은 당내 역학 구도도 출렁일 전망이다.
특히 정치 재개를 선언한 시점이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전초전 열기가 서서히 올라가는 국면과 겹쳐 내년 2월로 예상되는 전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홍 전 대표는 무엇보다, 친박(친박근혜)계가 당권 장악에 나설 경우 대항마로 다시 나설 가능성이 주목된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7월 당대표로 선출된 뒤 1년 가까이 재임하면서 당협위원장 인선을 포함한 조직 개편을 통해 당 장악력을 키웠다. 또 문재인 대통령뿐 아니라 친박계를 겨냥한 특유의 독설로 어느 정도 '고정팬'도 확보했다.
아직 전대의 세부 룰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대체로 당원과 일반 여론이 5 대 5의 비율로 반영됐던 점을 고려하면 홍 전 대표에게 불리한 게임은 아니다.
다만 홍 전 대표의 강한 캐릭터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최근 정부가 북한으로 보낸 귤을 두고 "귤 상자 속에 귤만 들었겠느냐"라는 의혹을 제기한 후 오히려 '차떼기당'의 흑역사가 불거져 당내에선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현 비상대책위원회는 물론 일부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지방선거 패배와 '막말 정치'에 따른 민심 이반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 실제 출마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경남지사를 지낸 홍 전 대표가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의 별세로 생긴 내년 4월 창원시 성산구 보궐선거 출마로 발판을 마련해 차기 대선에 재도전하지 않겠느냐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aayy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