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장 "취약층 아동 인권, 갈 길 멀어…국가가 노력해야"
최영애 위원장, 세계 아동의 날 맞아 성명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20일 세계 아동의 날을 맞아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에서 아동의 생존과 안전을 도모하고, 아동이 차별을 경험하지 않으면서 주체적으로 성장하도록 국가와 사회가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배포된 성명에서 "대한민국은 유엔의 아동권리협약에 가입했지만, 아동이 처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면 그 약속이 충분히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최 위원장은 "2007년 이래 9∼24세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었다"며 "2016년 학생 자살 원인은 가정문제 34.3%, 비관·우울 17.6%, 성적문제 12.0% 등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광범위하게 드러나는 '스쿨 미투' 현상과 10명 중 3명의 학생이 학교에서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우리 위원회의 실태조사 결과는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도 아동들이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아동복지법은 아동이 어떤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않고 자라야 한다고 명시하지만, 취약계층 아동의 인권보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 아동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고, 특수교육기관이 부족한 탓에 장애 아동들은 장거리 통학과 과밀학급을 감내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국가와 사회는 아동들이 안전하게, 차별을 경험하지 않으면서 주체적으로 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아동·청소년 정책 기본계획 등 여러 정책에서 아동의 인권보장이 큰 맥락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아동 인권에 대한 상시적이고 독립적인 모니터링 기구로서 국가의 정책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면서 아동 인권의 보호와 증진을 위한 업무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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