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어쩌나"…아프리카, 유가하락·美인상에 깊어진 고민

입력 2018-11-19 16:22
"금리 어쩌나"…아프리카, 유가하락·美인상에 깊어진 고민

"유가 떨어져도 물가상승률 높아" 남아공 등 완만한 인상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변동성까지 심해지면서 통화정책 결정을 앞둔 각국 중앙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잠비아,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가나, 케냐, 앙골라 등 6개국 중앙은행이 오는 29일까지 차례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달 초 우간다가 기준금리를 10%로 1%포인트 인상해 사하라 사막 이남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긴축에 착수했고 나이지리아(현 기준금리 14%), 남아공(6.5%), 잠비아(9.75%)가 그 뒤를 따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가나(17%)와 케냐(9%)는 동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4번째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프리카 중앙은행들은 추가적인 자산가치 하락과 통화 약세를 피하고자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들어 잠비아 콰차화 가치는 16% 하락했으며 남아공 랜드화 가치는 11%, 우간다 실링화는 3%가량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의 유가 하락이 더해지며 이들 중앙은행의 고민은 복잡해졌다.

지난달 4년 만의 최고치까지 올랐던 국제유가는 한달여 만에 20% 넘게 급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유가 하락은 에너지 수입국들에는 물가상승 압박을 줄여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덜어내는 효과가 있지만, 아프리카 각국 물가가 여전히 높은 만큼 긴축 주기를 늦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산유국들에는 유가 하락은 통화 가치에 압박이 될 수 있는 요인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망치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이 내년과 2020년 5% 이상으로 당국 목표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는 남아공 중앙은행은 오는 22일 기준금리를 6.50%에서 6.75%로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나 쇠만 남아공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처럼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비둘기파적인 인상일 것"이라며 "'우리가 인상하긴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안 망칠 거고 인플레이션을 잡아두려는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잠비아에서는 통화 가치 약세가 물가상승률이 2년 만에 가장 높은 8.5%까지 밀어 올린 주요 요인이다.

마크 볼룬드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연료 가격이 남아공과 잠비아의 물가상승 전망에 대해 낙관론을 부추길 것"이라며 "그러나 양국 중앙은행은 추가 통화 가치 하락 리스크를 줄이려 예방적인 금리 인상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프리카 최대 원유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에는 유가 하락이 외화 수입과 나이라화 가치를 압박하고 있다. 3년 넘도록 당국 물가 목표치를 넘어선 인플레이션도 금리 인상 요인이지만, 2016년 후퇴 이후로 취약한 경제성장률과 같은 동결 요인도 있다.

서맨서 싱 남아공 압사그룹 분석가는 "산유국에 유가 하락이 외환 공급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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