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라돈 논란 아파트 정밀 측정결과 기준치 이하"
주민과 측정 방법 달라…주민 "대리석 전면교체" 요구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최근 라돈 과다 검출 논란이 된 부산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 대해 부산시와 전문 검증기관이 정밀 측정한 결과 라돈이 환경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
부산시와 한국환경기술연구원은 논란이 제기된 강서구의 B 아파트를 대상으로 지난 14일부터 이틀 동안 라돈 검출량을 측정해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측정은 두 기관과 입주자들이 합의해 선정한 아파트 2개 호실의 거실과 화장실에서 각각 이뤄졌다.
환경기술연구원은 측정결과 거실의 라돈 평균 검출량은 36.6㏃/㎥, 화장실의 평균 검출량은 34.2㏃/㎥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공공주택 실내 공기 질 기준치인 200㏃/㎥의 6분의 1수준이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함께 조사에 참여한 부산시도 평균적으로 거실에서 30.9㏃/㎥, 화장실에서 29.7㏃/㎥의 라돈을 검출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공기 중 순수한 라돈만 측정하기 위해서 장비에는 필터를 끼워 측정해 결과치가 약간 다르지만 무의미한 차이"라며 "이런 수치의 라돈은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는 정도로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두 기관의 측정값은 앞서 해당 아파트 주민이 직접 측정한 결과와는 크게 차이가 난다.
해당 주민은 자신의 집 화장실과 현관 대리석 위에 간이 측정 장비를 올려놓고 측정한 결과 라돈이 기준치의 5배에 달하는 1천Bq/㎥가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시는 이 같은 검출결과 차이는 측정 방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민의 경우 라돈이 방출되는 대리석 위해 측정 장비를 직접 올려놓고 측정했지만, 부산시는 해당 제품이 있는 공간의 한가운데에 측정기 띄워놓고 조사했다.
부산시는 "침대·베개 같이 장시간 호흡기와 밀착되는 제품이 아닌 일반생활 물품의 라돈 측정 방법은 실내공기질공정시험 기준에 따라 공간의 한가운데 공기 중에서 측정해야 한다"면서 "라돈은 접촉을 통해서는 피부를 투과하지 못하고 공기 중에서 금방 희석되기 때문에 밀착 제품처럼 측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 불안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라돈뿐 아니라 대리석에서 유해한 감마선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실험은 없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또 "라돈은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에 가라앉는 성질이 있어 눕거나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며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측정한 결과는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불안감이 광범위하게 퍼진 만큼 시공사가 해당 대리석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는 라돈으로 인한 시민 불안이 확산하자 라돈 대응 전담팀을 구성하고 24시간 신고접수와 라돈 안전 상담 센터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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