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로켓 재활용 3회 발사 '벽' 못 넘고 연기

입력 2018-11-19 15:56
스페이스X 로켓 재활용 3회 발사 '벽' 못 넘고 연기

5,8월 이어 세 번째 활용 시도…우리 과학연구 위성 등 탑재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의 우주비행 업체 '스페이스X'가 핵심전략으로 내세워온 로켓 재활용이 3회 발사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간 우주비행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스페이스X는 로켓 재활용을 통해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다른 업체를 압도하겠다는 그림을 그려왔다.

지난 2017년 3월 한 번 발사에 이용한 팰컨9 로켓의 1단 추진체를 회수해 재발사에 성공하면서 로켓 재활용이 빈말이 아니라는 점은 일단 입증했다. 그러나 로켓의 두 번째 이용까지는 연거푸 성공했지만 세 번째 활용이 가능한지는 아직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첫 시도마저 연기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일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2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으로 예정된 2회 재활용 로켓의 첫 발사를 불과 이틀여 앞두고 추진체 점검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연기했다. 일단 이달 25~26일이나 내달 1일로 잠정 연기한 상태로 전해졌다.

이 로켓에는 우리나라의 과학연구 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1호'를 비롯해 64개의 소형 위성이 실려있다.

스페이스X는 이 로켓을 이용해 지난 5월 방글라데시 정부의 통신위성 '방가반두-1호' 를 지구궤도에 안착시킨 데 이어 8월에는 두 번째 발사로 텔콤 인도네시아의 통신위성 '메라 푸티'도 실어날랐다.

이번에 세 번째 발사를 시도하다 막판에 연기한 것이다.

스페이스X 측이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아 어떤 부분이 추가 점검을 받을지는 확실치 않으나 첫 3회 발사라는 점 때문에 기술진이 더 신중한 입장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회 발사 벽을 넘어서야만 회사가 장기적으로 지향하는 100회 재활용 목표에도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의 로켓 재활용 계획에는 약간의 방향 수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17일 트윗을 통해 그동안 진행돼 온 팰컨9 로켓의 2단 추진체는 더이상 재활용을 위해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 없다고 공개했다. 팰컨9 로켓의 1,2단 추진체를 모두 재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다 진척이 없는 2단 추진체는 포기하고 1단 추진체만 재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재활용 로켓과 우주선으로 구성된 유인 비행체로 개발 중인 '빅 팰컨 로켓(BFR)'에 주력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 계획대로 진행되면 BFR은 2020년대에 화성을 향해 발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9월 17일 스페이스X의 첫 달 여행객으로 발표된 일본의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를 태우고 갈 비행체도 BFR이다.

스페이스X는 BFR을 위성 발사에서 우주인 수송에 이르는 다방면에 투입해 팰컨9과 팰컨 중형로켓, 드래곤캡슐 등은 점차 퇴출하려는 전략인 것으로 전해졌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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