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 특사 "내년 4월 이전에 평화협정 타결 희망"

입력 2018-11-19 14:28
美 아프간 특사 "내년 4월 이전에 평화협정 타결 희망"

카타르서 사흘간 탈레반과 협상…"탈레반에겐 내년 아프간 대선이 기회"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간 반군 세력인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주재 미국 특사가 내년 4월 이전에 평화협정이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아프간 톨로뉴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할릴자드 특사는 전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프간 평화협상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과 3일간 협상을 한 뒤 카불로 돌아온 그는 "아프간 정부는 평화를 원한다"며 "탈레반도 평화적 수단과 정치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내년 4월 20일에 치러지는 아프간 대선이 평화협정 타결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할릴자드 특사는 탈레반을 향해 "아프간 대선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프간이 자기 자신에게나 국제사회에 아무런 위협을 가하지 않는 상태가 평화협상의 최종 단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월 임명된 할릴자드 특사는 지난달 12일에도 도하에서 탈레반 대표들과 회동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앨리스 웰스 미국 국무부 남·중앙아시아 수석 부차관보를 앞세운 미 대표단이 탈레반 측 대표 6명과 극비리에 만난 바 있다.

양측 고위급 대표단이 아프간 정부를 제외한 채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선 것은 2001년 후 사실상 처음이라고 당시 외신들은 전했다.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간 만남을 주선하던 미국이 탈레반과 직접 회담에 나서면서 평화협상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간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미국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며 미국과 직접 대화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아프간에서는 2001년 미국의 공격으로 탈레반 정권이 축출된 이후 정부군과 나토 등 연합군을 상대로 한 탈레반의 내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 미국과 탈레반은 포로-죄수 맞교환, 아프간 문제 논의를 위한 카타르 정치사무소 개설 등 평화 정착을 위해 여러 방안을 시도했지만 고비 때마다 협상 당사자 간에 이견이 불거지면서 이렇다할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2015년 7월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내전 14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회담을 열었지만, 탈레반이 벌인 대형 테러와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무하마르 오마르의 사망 등이 겹치면서 평화협상은 여전히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아프간 정부가 2016년 9월 탈레반 다음으로 큰 반군세력인 '헤즈브-에-이슬라미 아프가니스탄'(HIA)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