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미드 '마담 세크리터리' 자국 부정적 묘사에 '발끈'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이 자국을 '표현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나라로 묘사한 미국 정치 드라마 '마담 세크리터리'에 발끈했다.
19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 외무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미국 드라마 마담 세크리터리가 자국에 대한 인식을 호도하고 있다며 현지 주재 미국대사관을 통해 우려와 실망감을 전했다고 밝혔다.
'마담 세크리터리'는 미 중앙수사국(CIA) 분석관 출신의 유능한 여성 장관 엘리자베스(테아 레오니 분)의 활약을 다룬 유명 드라마로 최근 시즌5가 CBS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이달 초 방영분에서 드라마는 학자인 주인공의 남편이 태국 출장을 갔다가 체포되고, 우여곡절을 거쳐 귀환하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당시 방영분에서 남편의 짐 정리를 돕던 주인공은 "태국은 언론의 자유가 없는 나라"라는 말을 하고, '종교의 자유'를 주제로 태국에서 열린 포럼에서는 주인공 남편의 옛 연인이 국왕을 비판했다가 왕실 모독죄로 체포되는 장면도 나온다.
해당 에피소드는 이후 주인공의 남편과 그의 옛 연인이 당국에 체포됐다가 풀려나기를 반복하는 이야기로 이어지고, 결국 두 사람이 안전하게 미국으로 돌아온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드라마의 상당 부분이 태국에서 촬영됐지만 정작 제작진은 사전에 왕실 모독 등 부정적인 내용을 언급한다는 통보를 하지 않았다는 게 태국 관리들의 불만이다.
또 '유령'(Ghost)이라는 제목이 붙은 문제의 에피소드가 태국 왕국과 태국 왕실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심고 있으며 태국 국민도 이에 대해 우려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태국 외무부는 주장했다.
성명은 이어 "비록 정식 소송을 내지는 않겠지만, 주태국 미국대사관을 통해 우리의 우려와 실망감을 전한다"며 "군주는 국민통합의 상징이며 국가를 안정시키는 기둥으로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 드라마는 지난해 시즌3에서도 필리핀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가 필리핀 정부의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제작진은 예고 영상에 주인공인 여성 장관이 필리핀 지도자로 분한 아시아계 중년 남성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장면을 담았다. 주인공으로부터 일격을 당한 남성이 일그러진 얼굴로 코피를 흘리는 장면도 들어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마약과의 유혈전쟁'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정부와 이런 오바마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친중(親中) 노선으로 선회한 두테르테 간의 마찰을 그렸다는 해석이 이어졌고, 필리핀 정부는 정식으로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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