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中-필리핀 관계는 무지개"…두테르테 "만개한 꽃"
두테르테 딸, 시 주석에 중국노래 선물…마닐라 휴교령 등 예우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필리핀 방문(20∼21일)을 앞두고 중국과 필리핀 정상이 양국 관계가 최상의 상태라며 우의를 표시했다.
또 시 주석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협력증진을 촉구하면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를 나란히 언급해 이번 시 주석 방문 기간에 의미 있는 합의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 주석은 19일자 일간 필리핀스타 기고문에서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후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문제를 적절히 다루기 위한 대화와 협의를 다시 해왔다"면서 "우리 관계는 이제 비가 그친 뒤 무지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입장) 차이를 우호적인 협의를 통해 적절히 다루고 해양 문제에 대한 대화와 협력을 촉진해 남중국해를 양국 국민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평화, 우호, 협력의 바다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은 1840년 아편전쟁 후 100년 이상 침략, 전쟁, 혼란으로 고통받았지만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을 자기도 다른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된다'는 공자의 말씀이 있다"면서 "중국은 평화와 안정이 발전과 번영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오늘 붙잡지 않으면 내일 잃게 된다'는 필리핀 속담을 언급하며 "양국과 아시아 전체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이와 함께 "무역 자유화와 경제 세계화는 우리 시대의 멈출 수 없는 흐름"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지키고 국제 정치·경제 질서를 더 공정하고 공평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과 필리핀 관계는 정점에 도달했으며 만개한 꽃과 같다"면서 "시 주석의 필리핀 방문이 양국 관계 발전을 한층 더 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시 주석 방문 기간에 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평화적인 해결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무역, 경제, 국방 관계를 개선하고 국제 수역에서 해적을 제거하기 위해 상황을 개선하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현지 언론은 시 주석 방문 기간에 양국 정상이 최소 35개 합의안에 서명하고 이 가운데는 통신분야 등에 대한 중국의 대규모 지원이 포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딸 '키티'에게 시 주석을 위해 중국 노래를 불러달라고 요청하는 등 시 주석을 극진히 예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시는 시 주석이 방문하는 20일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경력 2만7천명을 총동원해 삼엄한 경계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마닐라 시내 공공기관도 휴무한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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