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필리핀 옛 미군기지 '뉴클라크시티'에 20억 달러 투자

입력 2018-11-19 10:02
중국기업, 필리핀 옛 미군기지 '뉴클라크시티'에 20억 달러 투자

FT "거저우바그룹, 이번 주 시진핑 필리핀 방문 때맞춰 MOU 체결"

"최대 규모 대 필리핀 투자" "두테르테의 친중국 성향 보여주는 신호"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한 대기업이 필리핀의 옛 미군기지를 재개발하는 '뉴 클라크 시티' 프로젝트에 20억 달러(약 2조2천5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뉴 클라크 시티 개발 사업을 맡은 비벤시오 디존과 중국의 거저우바그룹(CGGC)과 이번 주 이런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19일 보도했다.



거저우바그룹의 20억 달러 투자 계획은 중국의 대(對) 필리핀 투자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이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프라 정책인 '빌드, 빌드, 빌드'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큰 사업 중 하나가 될 전망이라고 FT는 지적했다.

FT는 이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 대신 중국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거저우바그룹의 뉴 클라크 시티 프로젝트 참여 결정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필리핀 방문을 앞두고 이뤄졌다.

시 주석은 이번 주 필리핀을 국빈방문해 두테르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중국 국가주석의 필리핀 국빈방문은 지난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 이후 13년 만에 이뤄지게 된다.

거저우바그룹은 중국의 정보통신(IT) 및 제조업 회사들을 활용해 뉴 클라크 시티 부지 500 ㏊(헥타르)를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 클라크 시티 프로젝트는 미군이 주둔했다가 1992년 철수한 클라크 기지 일대를 제조업, 관광, 물류 등의 중심지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필리핀 정부는 수도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120㎞ 떨어진 이 지역을 개발해 새로운 비즈니스 허브를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2021년까지 마닐라와 뉴 클라크 시티를 잇는 철도를 건설할 계획이다.

빈센티오 디존은 "그것(거저우바그룹의 투자)은 아마도 중국의 필리핀 내 최대 규모의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거저우바그룹의 한 간부도 그룹이 투자의 기본 틀을 세워놓았다고 확인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집권 이후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친(親) 중국 정책을 펼치고 있다.

투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직후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회담을 하고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약속받은 바 있다.

당시 시 주석과 두테르테 대통령은 철도, 항만을 비롯한 필리핀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총 15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지만, 중국의 대(對)필리핀 투자는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유입된 총 투자규모는 1억8천만 달러 규모에 불과하다고 FT는 지적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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