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원하는 트럼프, '셧다운' 배수진 칠까
내달 7일 예산안 처리시한…트럼프-공화 지도부 장벽예산 논의
콘웨이 고문 "모든 옵션 열어두고 있다"…셧다운 가능성 시사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심공약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이라는 정치적 위험을 감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의회가 새로 처리할 예산안에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설령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을 거부할 수 있다며 백악관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1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방송의 '폭스 앤 프렌즈'에 출연, '장벽 건설 예산은 이번 예산안에도 반영되지 않을 것 같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대통령은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예산안에 서명하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폭스뉴스는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이 이보다 더 명쾌하고 일관된 관점을 보인 사안이 있었느냐"고 반문하며 멕시코 장벽 건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념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의회는 대통령의 겸손한 요구들을 충족시키는 데 실패했다"면서 장벽 건설 예산 반영을 거듭 촉구했다. 새 예산안 처리시한은 내달 7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화당의 상원 사령탑인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와 상원 세출위원장인 리처드 셀비 의원을 백악관으로 불러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을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대통령 면담 후 기자들에게 "국경 보안 문제와 해결책에 대해 논의했다"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방법이 있다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알게 되면 말해주겠다"며 입을 닫았다.
미 의회는 지난 9월 말 2019 회계연도(2018년 10월 1일~2019년 9월 30일) 예산안 처리에 실패하자, 대신 임시변통으로 내달 7일까지 연방정부가 사용할 예산안을 편성해 통과시켰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반영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
이에 따라 내달 7일 이전에 2019년도 예산안이 처리되거나, 아니면 새로운 임시예산안이 통과돼야만 연방정부는 중단 없이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말 의회를 통과한 임시예산안에 대해 "장벽 건설 예산이 미흡하다"고 불만을 터뜨리며 거부권 행사를 검토했다가 막판에 결국 서명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
만약 서명하지 않아 셧다운이 발생하고 행정 불편을 초래하면 11ㆍ6 중간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중간선거가 끝났고, 특히 선거 결과 내년부터는 예산안 권한이 막강한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하는 만큼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벽 건설 예산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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