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전 伊총리, 증인매수 혐의로 또 법정에

입력 2018-11-17 02:42
베를루스코니 전 伊총리, 증인매수 혐의로 또 법정에

'붕가붕가 파티' 관련해 거액 주고 위증 교사 혐의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2) 전 이탈리아 총리가 일명 '붕가붕가 파티'의 증인 매수 혐의로 또 법정에 서게 됐다.



이탈리아 남부 바리 사법당국은 그가 10년 전 자신의 저택에서 열린 난잡한 파티에서 매춘부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업가에게 거액의 금품을 주고 법정에서 위증을 교사한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첫 심리를 내년 2월 4일 개시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사업가인 잔파올로 타란티니에게 자신은 당시 파티에 온 여성들이 돈을 받았는지를 몰랐다고 위증을 하게 하고, 그 대가로 50만 유로(약 6억4천만원)와 일자리, 변호사 비용 등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타란티니는 2008∼2009년 베를루스코니를 위해 매춘을 알선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돼 징역 8년 선고를 받았고, 이 같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한편, 베를루스코니는 총리 시절 자신의 별장에서 열린 별개의 질펀한 파티에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당시 사건의 핵심 증인들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로마, 밀라노 등지에서 이미 기소되거나 조사를 받고 있다.

건설업으로 미디어 사업으로 부를 일군 뒤 24년 전 정계에 뛰어들어 총리를 3차례 역임한 베를루스코니 성 추문 의혹과 이탈리아 재정 위기 속에 2011년 총리직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그는 지난 3월 총선을 통해 정치적 재기를 노렸으나 그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가 예상과 달리 고전하며, 우파의 구심점 자리를 극우정당 '동맹'의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에게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를 교두보로 본격적인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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