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태동한 내적 역사발전론은 지금도 유효한가
한국사연구회·동북아역사재단 학술회의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해방 이후 한국전쟁을 거친 뒤 역사학계가 직면한 화두 가운데 하나는 식민사학 극복이었다.
일제는 식민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해 조선이라는 나라가 정체했고, 근대화할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견해는 조선이 일본과 하나가 되면서 발전했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1967년 한국사학자들이 조직한 한국사연구회는 당시 민족주의가 중요한 사회 이념으로 부상하면서 식민사관 탈피라는 과제를 짊어졌고, 이듬해 9월부터 학술지 '한국사연구'를 내며 활발히 활동했다.
학술지 발간 50주년을 맞은 한국사연구회는 동북아역사재단과 함께 17일 한양대 인문대에서 '1960∼1970년대 한국사연구의 재조명: 내적 역사발전론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연다고 16일 밝혔다.
1960∼1970년대 한국사학자들은 '내재적 발전론'을 개념화하지는 않았으나, 식민사학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자율과 발전을 중시하는 경향을 띠었다.
예컨대 조선시대 후기에 성리학을 비판한 학문을 실학으로 간주하고, 그 안에서 자본주의 맹아를 찾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재적 발전론이 일국사(一國史)적 관점이고 서구 중심 발전사관에 치중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한국과 일본에서 사용된 내재적 발전론 개념, 국가형성론과 고대 정치사, 고려 귀족제설 정립과 전망, 농업사 연구와 내재적 발전론, 1960∼1970년대 상업사 연구, 실학 연구 추이와 성과에 대한 주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한국사연구회장인 박찬승 한양대 교수는 "연구회가 만들어졌을 때는 내적 역사발전 과정을 확인하는 연구 경향이 주류였다"며 "사학사(史學史) 관점에서 내적 역사발전론을 조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구회장을 지낸 김도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선배 역사학자들이 한국사회 발전을 위해 고민했던 민족 문제, 민주화와 통일 문제를 되돌아보는 것은 새로운 한국사 연구를 개척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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