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지금도 빠른데'…5G, 왜 필요하죠?

입력 2018-11-17 10:00
[위클리 스마트] '지금도 빠른데'…5G, 왜 필요하죠?

VR·AR·홀로그램 등 실감형 콘텐츠 기반…개인 수요에 달려

초기 쓰는 만큼 과금…통신비 부담 늘듯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속도가 LTE급이네∼'

2011년 처음 등장한 4세대(G) 이동통신 LTE(Long Term Evolution)는 이후 빠른 속도를 뜻하는 관용어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곧 5G에 이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12월 상용화하는 5G의 전송 속도는 LTE의 최대 20배인 20Gbps에 달하고, 전송 데이터양도 100배 많다. 언뜻 쉽게 체감되지 않는 속도다.

혹자는 묻는다. 지금도 충분히 빠르지 않으냐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은' 빠르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아닐 수 있다.

현 LTE의 최대 속도는 1Gbps다. 고화질 영화 1편(2GB)을 약 16초면 내려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트래픽이 몰리거나 산간오지가 아니라면 고화질 동영상 콘텐츠나 게임을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 단, 여기에는 '현재까지'라는 단서가 붙는다.



한층 진화한 VR(가상현실)·AR(증강현실)·홀로그램 등 실감형 콘텐츠가 늘어날 경우 LTE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각설탕 한 개 크기 가량을 홀로그램으로 구현하려면 데이터 1GB가 필요하다. 2시간짜리 일반 동영상 파일이 대략 700MB인 점을 고려할 때 용량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커넥티드카·스마트팩토리 등까지 늘면 데이터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양은 매년 30%씩 증가해 2025년에는 163ZB(제타바이트)에 이를 전망이다. 1ZB는 1조1천억GB로 고화질 영화(2GB) 약 5천억편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 다른 조사업체 가트너는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사물 수가 2016년 64억개에서 2020년에는 200억개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통신은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고,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로다. 사물이 늘고,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더 넓고 빠른 길이 필요하다. 기존 LTE를 뛰어넘는 5G가 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LTE 상용화 초기에도 필요성에 의구심을 갖는 이용자들이 많았다. 전국 어디서나 전화가 터지고, 웹 서핑이나 채팅은 집에서 PC로도 충분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2007년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대를 열면서 세상은 달라졌다. 스마트폰을 채울 각종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가 폭증했고, 2G나 3G로는 '속 터지는' 세상이 됐다.

5G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단순히 모바일 기기에 머물지 않고, 현실과 허구가 뒤섞인 실감형 미디어와 각종 사물로 활동 영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목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점은 '과연 내게도 5G가 필요하냐'는 것이다.

여기에는 개인의 콘텐츠 수요와 선택이 중요하다.

좋아하는 가수의 실감 나는 VR 영상을 보고 싶은 아이돌 팬이나, 현장의 분위기를 즐기고자 하는 야구팬 혹은 게임 마니아라면 5G로 갈아탈 요인이 충분하다.

반대로 LTE를 그대로 고집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기준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의 17%는 여전히 2G나 3G를 쓰고 있었다.

5G 서비스를 원하는 이들에게 관심사는 요금이다. 일단 LTE보다는 더 비싼 요금을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동통신사들이 투자비를 충당하기 위해 5G 도입 초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지 않고, 쓰는 만큼 과금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LTE 도입 당시에도 그랬다.

하나금융투자는 5G 주력 요금제의 월 무료 데이터 제공량은 20GB, 요금은 실 납부액 기준 6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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