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서 사우디 제재법안 발의…"美 무기판매 중단해야"
예맨내전 민간인 희생·카슈끄지 피살 놓고 행정부보다 강한 제재 시도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팔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발의됐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 동맹군의 폭격으로 예멘 내전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된 것과 사우디 정부가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토막살해한 것에 대한 미 의회 차원의 제재로 풀이된다.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등 공화당 상원의원 3명과 밥 메넨데스(민주·뉴저지) 등 민주당 상원의원 3명은 이날 사우디를 제재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를 중지하고,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 연합군 전투기에 대한 미국의 재급유를 금지하는게 주요 내용이다.
예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방해하거나,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사람을 제재하도록 하는 내용도 법안에 들어갔다.
이 법안은 미정부의 대사우디 제재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9일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 연합군 전투기에 대한 재급유를 중단키로 했다. 미군은 현재 예멘으로 출격하는 사우디 연합군 항공기의 5분의 1에 재급유를 해주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어 이날 카슈끄지 피살에 연루된 사우디 인사 17명을 제재했다.
제재 대상자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 거래가 금지된다.
제재 대상에는 카슈끄지 살해의 '몸통'으로 의심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측근 사우드 알 카흐타니,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가 포함됐다.
그러나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메넨데스 의원은 행정부의 이런 제재가 카슈끄지 피살에 대한 사우디의 신뢰할만한 수사를 유도하고 예멘에서 적대행위를 끝내는데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번 법안은 사우디에 대해 책임을 묻는데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에는 토드 영(공화·인디애나) 수전 콜린스(공화·메인), 잭 리드(민주·로드아일랜드), 진 샤힌(민주·뉴햄프셔) 상원의원도 서명했다.
예멘 내전에서는 어린이를 포함한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사우디 연합군의 무차별 공습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수니파 예멘 정부군과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후티 반군 사이에 벌어진 이번 내전으로 2015년부터 현재까지 1만 명 가까이 사망했다.
카슈끄지 피살사건의 경우, 사우디가 이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우디 검찰은 사우디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급파된 '협상팀'이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카슈끄지와 논쟁 끝에 상당량의 약물을 주입해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이번 사건의 최고위 책임자로 사우디 정보기관의 2인자였던 아흐메드 알아시리를 지목하면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연루되지 않았다"고 방어막을 쳤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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