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개발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는 北…특구개방 본격 시동거나

입력 2018-11-16 10:43
수정 2018-11-16 15:52
신의주 개발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는 北…특구개방 본격 시동거나

전문가 "북·중, 신의주 개발 위해 긴밀 협의중…내년 착공 예상"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적인 도시라고 할 수 있는 신의주 건설 계획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해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직접 신의주시 건설 총계획도와 도시건설 전망 모형 등을 검토하면서 신의주시 건설사업을 국가적인 지원 아래 5개년 계획목표를 세우고, 몇 해 안에 결실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북한 관영매체들 보도를 보면 적극적인 신의주 개발 의지가 묻어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 위원장이 신의주시 철도역과 의주 비행장, 도시 전력 공급망과 상수 체계 등의 인프라를 국제적 기준에 맞게 구축하는 당부와 함께 국경 관문 도시답게 현대적이면서도 민족적 색채가 짙은 웅장한 건물을 많이 짓고, 고층·초고층 주택과 호텔·백화점 등도 건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선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신의주를 수도 평양에 버금가는 도시로 건설하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분명해 보인다.



지난 7월 북한 산업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신의주 일대 공장들을 잇달아 시찰해 공장의 현대화를 강조해온 김 위원장이 이제 본격적인 개발을 진두지휘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핵·경제 병진노선을 접고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추구해온 김 위원장은 중국과 맞댄 관문 도시라고 할 신의주를 본격 개발함으로써 북중 경협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철 경상대 교수(통일평화연구센터 소장)는 "김정은 위원장은 신의주를 중심축으로 개혁개방을 시도하고 있다"며 "북한이 북·중 경협과 남북경협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의주를 개방하기에 앞서 도시를 개발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은 현재 나선, 금강산, 개성, 황금평·위화도 등 기존 4대 특구 외에 중앙급 경제개발구 5개, 지방급 경제개발구 18개 등 총 27개의 특수경제지대를 설치·운영 중이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과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신의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외개방을 염두에 두고 2002년 입법·사법·행정 자치권을 부여하는 특별행정구역으로 지정했던 곳이다. 그럼에도 초대행정장관인 네덜란드 화교 출신 양빈(楊斌)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이 탈세 혐의로 중국 당국에 구속되면서 개발이 중단됐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북중관계가 여의치 않았던 2002년 당시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서 북한의 신의주 개발은 중국과의 경협 활성화를 전제로 한 선택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이 신의주 개발을 위해 중국과 긴밀히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북한은 여건을 보고 내년에 본공사에 착공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의주 개발이 북·중 경협보다는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중 경협은 그간 북한이 늘 추진하던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평양에 이어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도시 개발에 집중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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