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한미공조 토대로 남북관계 발전·北비핵화 선순환 추구"

입력 2018-11-16 01:40
조명균 "한미공조 토대로 남북관계 발전·北비핵화 선순환 추구"

워싱턴 포럼 연설…"지금 상황은 커다란 진전…비핵화 모처럼의 기회"

"남북 하나 되려는 건 자연스러운 일…北도 실질적 비핵화 조치 해야"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 발전과 북한 비핵화의 선순환을 일관되게 추구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의 소통과 공조는 기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우드로윌슨센터에서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한미협력 방안'을 주제로 열린 '2018 한반도 국제포럼'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이며 한국과 미국은 함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를 이루어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행사는 통일부가 주최하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북한대학원대학교·우드로윌슨센터가 주관했다.

조 장관은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 논의를 위해 4박 5일 일정으로 지난 13일 미국을 방문했다.

조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는 진전이 없는데, 남북관계만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원래 하나였던 것이 다시 하나가 되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관계개선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완전한 비핵화의 목표를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다"며 "국제 제재의 틀을 존중하고 준수하는 가운데 미국과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조 장관은 "지금도 한국은 북한과 대화를 할 때 국제사회와 공조 필요성을 거듭해서 강조한다"며 "비핵화에 확실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제재는 유지될 것이고, 남북경협은 비핵화 진전 후에 본격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난해 이맘때 한반도의 상황은 참으로 위태로웠다"며 "북핵 문제가 악화일로를 걸어왔던 지난 몇 년을 돌이켜보면 지금의 상황은 그 자체로 커다란 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한반도 문제가 진전될 수 있었던 토대에는 한미동맹, 한국과 미국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가 있었다"며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 개발에는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응하면서 동시에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일관되게 추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토대 위에서 남북미 지도자들의 과감한 결단으로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미북 정상회담이라는 역사가 이뤄질 수 있었다"며 "가야 할 길이 멀고,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짧은 기간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다 보니 많은 사람이 평화 분위기에 익숙해진 측면이 있다"며 "지난해 한국민들은 우리의 삶이 언제라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렇기에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는 정부의 최우선 과업"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신뢰와 노력을 강조하면서 "남북미 세 나라는 정상 간 합의를 철저하게 준수하고 이행하여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새로운 관계 수립의 과정을 실질적으로 진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 간 신뢰와 관련해 "70년간 적대해온 미국과 북한 간에는 상호 신뢰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아직 이르다"며 "더욱 인내심을 갖고 대화를 계속해 나가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 핵을 둘러싸고 일각에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선 "많은 전문가들은 과거 핵문제 협상이 실패했던 전례를 들어 지금의 협상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다. 당연히 있을법한 문제 제기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지금 북한의 비핵화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모처럼 우리 앞에 놓여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전히 북한 비핵화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면서도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이며 이를 위해서는 지금의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고위급 협상이 연기된 데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이 다시 잡혀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와 미북 관계개선 논의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한국 정부는 협상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비핵화 이후 북한의 밝은 미래에 협력할 것임을 약속했다"며 "북한의 결단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협력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협력이 본격 추진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함께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미국은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던 도전에 함께 대처하고 있다. 새로운 길인 만큼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동맹은 시대에 맞게 진화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내 왔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조 장관의 기조연설에 이어 전 주미대사인 안호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과 주한 미 대사 대리를 지낸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대행의 오찬사, 조셉 윤 전(前) 미 대북특별대표 등이 참석한 '제재, 평화와 화해를 위한 협력' 좌담회 등도 마련됐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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