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소설+극·과학+철학 통합사고 문제에 수험생들 진땀 '뻘뻘'(종합)

입력 2018-11-15 20:59
수정 2018-11-16 11:26
[수능] 소설+극·과학+철학 통합사고 문제에 수험생들 진땀 '뻘뻘'(종합)

수학영역, 일부 까다로운 문제가 변수…한국사·탐구에는 사회상 반영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이재영 기자 = 15일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험생들은 변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난도 문항들에 진땀을 흘렸다.

여러 단계를 거쳐 답을 유추해 내야 하는 '킬러' 문항들과 EBS 교재나 강의 등에서 접하지 못한 새로운 유형·소재의 문제들은 촘촘한 점수 분포를 보이는 상위권 수험생들의 순위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어영역에서는 현대소설과 시나리오를 엮어낸 문학 영역 복합 지문과 서양 천문학의 과학적 설명과 중국 천문학의 철학적 설명을 융합한 과학지문이 복병이었다.

박태원의 현대소설 '천변풍경'과 이범선 원작의 시나리오 '오발탄'을 엮은 지문은 구성도 생경했지만, 여기에 딸린 26번 문항은 '보기'의 설명까지 완전히 이해해야 답을 고를 수 있었다. 수험생들은 이 문제 때문에 애간장이 탔을 것으로 보인다.



바로 그다음 페이지에 나오는 지문은 서양과 동양의 천문이론을 소재로 과학적 시각과 철학적 시각이 날줄과 씨줄처럼 얽혀있어서 수험생들은 지문 자체를 이해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 지문에 딸린 31번 문항 '보기'에는 만유의 인력이라는 개념이 새로 등장한다. 복잡한 지문과 복잡한 보기를 동시에 소화해야만 정답을 고를 수 있다 보니 현직교사들은 이 문항이 가장 어려운 국어 문제였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과학고 조영혜 교사는 "지문에 등장하는 핵심 개념을 먼저 이해하고 정확한 추론을 하지 못하면 정답을 찾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치환 시인의 '출생기'는 EBS에 등장한 적이 없어 수험생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시였고, 매매계약과 관련한 채권과 재무에 대한 법적 이해를 다룬 사회지문 역시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처음 접해보는 개념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수학영역 '가형'에서는 지난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30번 문항이 응시생들의 발목을 잡았다. 미분법을 활용해 그래프 개형을 파악하는 문항이었다.

풍문고등학교 손태진 교사는 "규칙성을 찾고, 함수 조건을 찾고, 그래프 개형을 유추해야만 풀 수 있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함수의 적분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묻는 21번과 가형에서 벡터의 덧셈과 실수배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 묻는 29번 역시 까다로운 문제로 뽑힌다.

수학영역 '나형'에서는 객관식 마지막 2개 문항과 주관식 마지막 2개 문항 중 몇 개를 맞추느냐에 따라 1∼3등급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함수의 극한과 함수의 연속성을 이해하고 주어진 함숫값을 구할 수 있는지 묻는 21번, 유리함수의 그래프 성질을 이해하여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묻는 20번, 시그마(?)의 뜻과 성질을 알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지 묻는 29번, 함수의 접선과 그래프 개형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묻는 30번 문항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가를 받은 영어영역에서는 최고난도 문항도, 최저난도 문항도 없었다는 게 현직교사들의 중론이다. 절대평가이다 보니 특정 등급에 수험생들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양정고등학교 이종한 교사는 고난도 문항으로 앞 문장과 뒤 문장의 논리적 관계를 추론해 빈칸을 채워야 하는 34번 문항을 꼽았다.

한국사와 탐구영역에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사회상을 반영한 문제가 나왔다.

한국사에는 일제강점기인 1929년 여성잡지 '근우'를 창간한 근우회의 '선언문'을 제시하고 당시 여성계의 활동을 고르도록 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법과 정치 10번 문제는 근로계약과 달리 부당업무를 부과하고 항의하는 직원을 밀쳐 다치게 한 뒤 해고까지 한 회사운영자와 직원 간 법률관계를 물었다.

지구과학Ⅰ 8번 문제는 우리나라 한 지점의 대기오염물질 측정치 그래프를 보여주고 옳은 설명을 고르는 내용이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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