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진선미 "가정폭력 가해자 처벌·격리 강화"

입력 2018-11-16 06:00
[일문일답] 진선미 "가정폭력 가해자 처벌·격리 강화"

가정폭력방지대책 11월말·여성폭력방지 국가행동계획 12월 발표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격리를 강화하는 가정폭력방지대책을 이달 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관계부처 합동으로 중장기 대책을 담은 여성폭력방지 국가행동계획을 다음 달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진선미 여가부 장관과의 일문일답.

-- 화해·치유재단 처리 방식과 절차와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방향은.

▲ 재단에 대한 정부 입장은 정리가 됐고 발표 시점을 놓고 막바지 조율 중이다. 11월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부처만 생각하면 결정지을 수 있지만 외교 문제도 있고 전체 나랏일이 얽혀 있어 조율 중이다.

안타깝게 최근에 또 한 분이 멀리 가셨다. 피해자분들을 지원하는 것 외에도 이 문제에 대한 재정비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다양한 사업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기존에 해왔던 것과 함께 앞으로 해야 할 것들을 고민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시 성폭행 문제 관련해 연대하는 것을 비롯해 이 문제를 역사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살펴보겠다.

-- 고용 부문 등 성차별 관행 개선 방안은.

▲ 제가 의사결정구조 여성비율 확대 관련해서는 수혜자다. 별다른 네트워크도 없고 고시 공부만 오래 했는데 변호사가 된 후 국가 위원회에 여성 할당으로 들어갔고, 국회에도 비례대표를 통해 들어왔다. 지금 여성들의 성과에는 이전에 보호받지 못한 상태에서 열심히 노력한 선배들의 노력과 여성단체, 여가부의 노력 등이 누적돼 있다.

공공부문은 나아지고 있지만, 민간영역 개선이 필요하다. 기업의 여성 임원 확대를 위해 계속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국회의원들이 여성임원할당제 법안도 냈는데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 게 현실에 부합할 것인지 봐야 한다.

일단 여성 임원을 확대하는 것이 기업들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외국 연구 발표도 널리 알리고, 공시제도나 지수를 통해 우리나라 공적기금 투자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여성 소비자 비중도 커져 여성 친화적인 것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 여성폭력·가정폭력 예방 및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 관계부처 합동으로 중장기 대책을 담은 여성폭력방지 국가행동계획을 12월 발표할 계획이다. 여가부는 '컨트롤타워'로서 모든 부처에서 발표하는 정책 안에 여가부의 문제의식이 잘 담기도록 노력하고 있다.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지원 정책의 통합적 추진체계 마련을 위한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정도 시급하다.

가정폭력 관련해서는 11월 말에 각 부처가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아서 발표할 계획이다. 예전처럼 가족 안에서 비인권적인 것이 가족의 유지라는 명목으로 합리화하는 시대는 지났다. 예전에는 가족 울타리를 보호하기 위해 범죄라고 보지 않던 것도 이제는 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가정폭력 관련 처벌을 강화하고, 격리 조치 등을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떨어뜨리고 정부가 관여해 적절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신고가 이뤄지면 피해자가 가해자와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지 않도록 바로 격리하도록 면밀하게 방안을 모색하겠다.

-- '그루밍 성폭력' 등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관련 대책은.

▲ 성인지적 감수성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미성년자의제강간 연령이 현행법상 13세 미만으로 규정돼 있는데 너무 낮다. 국회에서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 부분이 더 반영됐으면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성범죄자 취업 제한 등을 실시하고, 무엇보다 청소년 교육과정에서 비판의식과 판단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이 계속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이 노출되는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쌓을 기회가 제공됐으면 한다.

-- 가족구조 변화에 따르는 사회 문제 해결 대책은.

▲ 먼저 가족구조 변화를 생애주기별로 전면적으로 진단해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일단 곧 통계청장을 만나려고 한다. 실제로 가족의 변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유의미하고 객관적인 조사가 있어야 한다.

가족이 너무나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사회가 복잡다단한데 사람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다양한 선택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질 때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수 있다.

태어난 아이들이 바라본 사회가 어떤 모습인가라는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그 아이들 관점에서 다양한 가족 형태에 상관없이 편안한 느낌이 들고 이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해야 한다.

미혼 부모, 동거하는 가족 등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해소하고 구조 변화 속에서 제도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을 수용해서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운전면허 정지나 출입국 금지 등을 포함한 양육비이행강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등 육아 관련 정부 지원 대책 확대 방안은.

▲ 현장에서 육아휴직을 경험한 남성과 이야기한 적이 있다. 선택하고 결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지만 아주 잘한 결정이었다는 그분이 강력하게 육아휴직 의무화를 말씀하셨다. 여가부 입장에서는 필요하다고 본다. 여성보다 남성은 조금 더 육아에서 벗어난 지점이 있는데, 성 역할에 대한 고정적 관념을 정책적으로 깨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는 아빠육아휴직 보너스제, 부모 동시 육아휴직제, 아빠 육아휴직 최소 1개월 사용 등의 확산을 추진 중인데, 민간기업들과도 지속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해 이런 부분도 담으려고 한다.

-- 청소년 게임중독문제 심각한데 어떻게 보는가.

▲ 여가부가 하는 일의 특성상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규제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여가부 역할이 지나치게 왜곡된 부분들이 있다. 그런 게 항상 아쉽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셧다운제 관련해서도 게임산업의 중요성과 게임의 긍정적인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위험에 노출돼 있어도 잘 극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도 있다. 그래서 이를 잘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인데 규제를 더 강화하려는 것처럼 보는 시각이 있어 안타깝다.

모든 부처가 그러하듯이 긍정적인 것도 독려해야 하지만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모든 구성원이 자신들의 역량을 잘 발휘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저 스스로 그동안 정책의 수혜자로 살아왔고, 국회에서는 견제자였다가, 이제 집행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집행자가 되니 설렘과 기대, 부담과 책임을 느낀다. 세 역할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을 잘 발현해서 모든 국민에게 정말 따뜻한 내 편 같은 역할을 하겠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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