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카슈끄지 국제수사 "필수적"…자체 수사 입장 바꿔
이번주 사우디 수사 발표 앞두고 사건 이슈화 지속 뜻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해 국제사회 개입 없이 자체 수사를 주장해온 터키 당국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건의 정확한 규명을 위해 국제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터키 당국의 이런 입장 전환은 이번 주 사우디 당국이 자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건이 매듭지어질 수 있는 것과 관련해 책임 추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터키 외교장관의 메블뤼트 차우쇼을루는 14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국제적인 수사는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라며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현지 반관영 매체 아나돌루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또 "이번 살인을 규명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별개로 다른 터키 관리들도 같은 날 유엔의 독립적인 조사나 이슬람권 대표 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의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NYT는 전했다.
2007년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전 총리 암살 사건 당시 유엔이 독립적인 수사에 나선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OIC의 조사와 관련해서는, 일각에서 OIC 본부가 사우디에 있고 사우디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드러냈다고 신문은 전했다.
터키의 이같은 움직임은 카슈끄지 살인범에게 '정의의 심판'을 받게 하려면 국제 법정 등을 통해 국제사회가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을 그동안 배격해 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지난달 25일 "살인에 연루된 자들은 모두 터키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터키 정부는 이 사건을 국제 법정에서 다룰 의도가 전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역내 경쟁자인 사우디를 경계하는 뜻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분노를 확대재생산해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일부 국제적인 수사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모호하게 표현한 바 있다.
사우디 정부는 관련자 1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카슈끄지 시신의 행방이나 살해 명령자에 관해서는 드러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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