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르강 소수민족 '어원커족' 기원은 옥저일까

입력 2018-11-15 11:12
아무르강 소수민족 '어원커족' 기원은 옥저일까

동북아역사재단 '숲속의 사람들, 어원커족'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언어학적으로 '거대한 숲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지닌 어원커(鄂溫克)족은 아무르강(중국명 헤이룽강) 인근에 사는 소수민족이다.

중국과 러시아에 걸쳐 약 8만 명이 존재한다고 알려졌는데, 근현대에 약탈과 빈곤·질병 등으로 인해 인구가 크게 줄었다.

이름도 생소한 어원커족에 관한 흥미로운 가설은 이들이 한반도 북동쪽에서 세를 형성한 고대 부족사회 옥저(沃沮)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주장이다.

2016년부터 중국 동북 지역에 거주하는 민족을 통칭하는 퉁구스족에 대한 연구서를 잇달아 출간한 동북아역사재단이 어원커족 기원과 문화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 '숲속의 사람들, 어원커족'을 펴냈다.

한국과 중국 연구자 8명이 현지를 답사한 뒤 어원커족 사회조직, 순록 사육, 복식, 음식문화, 주거문화, 혼례와 장례문화, 명절문화, 샤머니즘, 곰 설화에 대해 설명했다.

연구 책임자인 김인회 재단 북방사연구소 연구위원은 "북옥저 북쪽 경계는 중국 싱카이(興凱) 호수에 이르렀으며, 고구려 서천왕 11년(280)에 주민 600여 가구가 오천(烏川)으로 이동했는데 이들이 어원커족 기원이 됐다는 설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어원커족 역사에 대한 초기 기록이 전무한 상태여서 이 가설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지만, 검토해 볼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어원커족 문화 중에는 한국 고대문화와 친연성이 발견되는 점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상식(高床式) 창고인 카오라오바오와 고구려 부경은 유사점이 확인된다면서 "처가에서 거행하는 결혼식, 처가에서 장기간 거주, 형이 죽으면 남동생이 형수와 결혼하는 풍속은 고구려 혼례문화와 흡사하다"고 덧붙였다.

북방사연구소는 기존에 연구서를 간행한 어룬춘족, 허저족과 어원커족을 묶어 한국 문화와 비교한 성과를 정리한 책을 내년에 출간한 계획이다.

404쪽. 1만9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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