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캘거리 주민투표, 2026 동계올림픽 유치 거부

입력 2018-11-15 11:07
캐나다 캘거리 주민투표, 2026 동계올림픽 유치 거부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시의 2026 동계올림픽 유치 시도가 주민투표에서 거부됐다.

1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캘거리 시가 전날 동계올림픽 유치의 찬반을 묻기 위해 실시한 주민투표에서 전체 투표자 30만4천774 명 중 56.4%에 해당하는 17만1천750명이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집계됐다.

주민투표 결과가 올림픽 유치 결정에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주민 다수가 이를 거부함에 따라 유치 시도는 사실상 무산됐다.

시 의회는 오는 19일 투표 결과를 공식 확인한 후 올림픽 유치 시도 취소를 결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캘거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2026 동계올림픽 유치 신청을 하고 5개 도시가 벌인 경쟁에 나섰으나 대회 개최 비용과 관련한 연방 정부 및 주 정부의 지원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어왔다.

최근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최종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총 20억 캐나다달러(약 1조7천억원)의 지원 규모가 결정됐으나 이번에 주민들은 투표를 통해 대회 개최에 회의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그 동안 대회 유치 찬성 진영은 올림픽 개최를 통해 미래 비전을 새로 제시하고 경제적 효과를 거두면서 도시에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들은 특히 지난 1988년 동계올림픽 개최가 성공적이었음을 상기하며 두 번째 올림픽 개최를 강력하게 지지했다.

반면 반대 진영은 총 51억 캐나다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개최 비용을 시와 주민이 감당할 수 없다며 맞섰다.

반대측은 캘거리가 수 년 동안 저유가 등으로 인한 경제 침체를 겪어왔다면서 불과 2주일의 축제를 위해 희생과 부담을 감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캘거리가 개최지 경쟁에서 이탈하면서 2026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은 당초 5개 도시에서 스웨덴 스톡홀름과 이탈리아의 2개 도시 연합 등 두 곳만 남게 됐다.

앞서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의 나머지 도시는 캘거리와 유사한 주민투표에서 주민의 반대에 부딪쳤다.

나히드 넨쉬 캘거리 시장은 이날 투표 결과에 실망감을 표시했으나 "시민들로부터 나의 결정 방향을 정하겠다"며 반대 의사를 수용했다.

그는 "시민들은 이 시점에서 올림픽 개최가 올바른 프로젝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대회유치위원회도 투표 결과가 실망스럽다면서도 "우리 커뮤니티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고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한 전문가는 "주민들이 올림픽을 지지하고 원했지만 결국 비용 부담을 크게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jaey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