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WP, 트럼프 대북 상황인식 사설로 비판

입력 2018-11-15 02:57
NYT·WP, 트럼프 대북 상황인식 사설로 비판

NYT "北미사일기지 합의위반 아니지만, 사실상 변한 것은 없어"

WP "北 미사일·핵실험 않고있지만, 관련활동 게을리하지 않아"



(워싱턴·뉴욕=연합뉴스) 임주영 이귀원 특파원 =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미공개 북한 미사일 기지 보고서가 논란인 가운데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상황인식을 비판했다.

NYT는 14일(현지시간) '북한의 핵 사기도박(shell game)'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CSIS 보고서의 북 미사일 기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합의위반은 아니고 미 정보기관들에도 이것이 전혀 놀랄 일이 아니라면서도 이 보고서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장 해체를 위한 일부 '반보'(半步)를 내세우지만 최소 13곳, 어쩌면 많게는 20곳의 미사일 기지를 운영하고 개선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무기고 증강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NYT는 지난 12일 CSIS의 북한 미사일 기지 보고서를 전하면서 북한이 큰 속임수(great deception)를 쓰고 있다고 보도했고 이에 대해 사실을 오도했다는 문제가 제기되는 등 논란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충분히 인지한 내용이고, 새로운 것은 없다"며 NYT 보도에 대해 "부정확하다. 가짜뉴스다"라고 반박했다.



NYT는 사설에서 최근 북미 고위급회담 취소,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경제건설의 '병진 노선' 부활 위협, 대북제재를 둘러싼 북미 간 공방을 거론하며 "사실상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NYT는 북미 정상의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대해 '모호한 비핵화'만 언급하고,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 시한과 검증 시스템, 합의 미준수시 처벌 등의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며 '획기적인 성과'라는 망상을 트럼프 대통령이 버리기 전까지 상황이 더 나빠지리라는 것은 모두가 짐작하는 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언급한 '사랑'보다는 보다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비핵화 협상으로 올려놓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냉정한 인사들의 과제라고 밝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도 13일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서 "우리는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대해 "북한 또한 서두르지 않는다"며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핵 물질 생산과 미사일 운용기지, 강제수용소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WP는 "북한이 최근 미사일이나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활동을) 게을리했던 것도 아니다"라면서 CSIS 보고서 내용을 전했다.

WP는 "이는 북한이 한국전쟁의 완전한 종료를 선언할 것을 미국에 요구하면서 (한편으로) 완전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목록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거절했음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교활한 협상가"라고 주장했다.

WP는 몇 년 전 세계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다는 사실을 발견해 충격을 받았고 "지금은 아마도 수십 개"에 이를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수만 명의 주민은 강제수용소에서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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