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총리인준안 부결…총선 뒤 두 달 넘도록 정부 구성 못해(종합)

입력 2018-11-14 22:11
스웨덴, 총리인준안 부결…총선 뒤 두 달 넘도록 정부 구성 못해(종합)

野 출신 총리 후보, 극우정당 지지 얻었으나 야권연맹 붕괴로 좌절

의장 추천한 총리 후보, 의회서 처음으로 거부돼…연정 협상 '리셋'

총리 인준 3번 더 부결되면 사상 첫 재선거…정치공백 장기화 우려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스웨덴 의회는 14일 오전(현지시간) 중도 우파 성향의 보수당 소속인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을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9일 총선을 실시한 뒤 두 달 넘게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스웨덴의 정치적 공백은 해소되지 못했고, 사상 처음으로 총선거를 다시 치르게 될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스웨덴 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크리스테르손 총리 후보자 인준안에 대한 투표를 했으나 전체 의원 349명 가운데 찬성 154표, 반대 195표로 인준안이 부결됐다.

크리스테르손 후보는 자신이 속한 보수당(70표)과 기독민주당(22표), 극우 성향 포퓰리스트 정당인 스웨덴민주당(62표)의 지지를 얻었으나 현 연립여당(사민당+좌파당+녹색당, 144표)과 중앙당, 자유당의 반대로 총리에 선출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월 실시된 스웨덴 총선에서는 전체 의석 349석 가운데 현 연립여당이 144석, 야권 4개 정당 연맹(보수당+중앙당+기독민주당+자유당)이 143석을 차지해 양측 진영 모두 과반(175석)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고 스웨덴민주당이 62석을 얻으며 약진했다.

하지만 연립여당과 야권 4개 정당 연맹은 네오(신)나치에 뿌리를 두고 있는 스웨덴민주당과는 연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정부 구성 협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정 구성 협상이 진전이 없자 협상을 중재해온 스웨덴 의회의 안드레아스 놀런 의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당의 크리스테르손 대표를 총리 후보자로 추천하고 이날 인준 투표를 했다.

크리스테르손 후보는 총리 인준안 투표에서 스웨덴민주당의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지만 그 대신 야권 4개 정당 연맹으로 함께 선거를 치른 중앙당과 자유당의 지지를 잃어 총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총리 인준안 투표에서 스웨덴민주당과의 관계를 놓고 야권 4개 정당 연맹이 붕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스웨덴의 연립정부 구성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에 무너진 야권 4개 정당 연맹이 재건될 수 있을지, 캐스팅보트를 쥔 극우 성향 스웨덴민주당의 선택이 주목된다.

의회 의장이 추천한 총리 후보자 인준안이 표결에서 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 후보자 인준안이 부결됨에 따라 놀런 의장은 새로운 총리 후보자를 물색해야 하지만 인준안 통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총리 후보자로는 사민당을 이끄는 스테판 뢰벤 현 총리와 아니 루프 중앙당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놀런 의장은 앞으로 세 차례 더 총리 후보자를 추천해 인준 투표를 할 수 있으며 3번 모두 인준안이 부결돼 총리 선출과 연립정부 구성을 못 하면 스웨덴은 사상 처음으로 총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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