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스키발레단장 "김기민 춤은 강렬한 인상 남긴다"

입력 2018-11-14 18:20
수정 2018-11-14 19:26
마린스키발레단장 "김기민 춤은 강렬한 인상 남긴다"

'돈키호테'로 6년 만에 내한…김기민 "내 옷처럼 편안한 작품"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마린스키발레단 무용수들은 모두 프로입니다. 그중에서도 최고가 되려면 유일무이하고 독특한 지점이 있어야 합니다. 김기민이 단기간 내 발레단 최고 무용수이자 스타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 의미 있습니다."

유리 파테예프(54)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장은 14일 서울 광화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기민은 마린스키발레단을 대표하는 무용수"라고 치켜세웠다.

김기민(26)은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 발레단 최초의 동양인 발레리노로 입단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1년 입단 두 달 만에 주역 발탁, 2015년 수석무용수 승급, 2016년 무용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상 수상 등으로 한국 발레리노의 이정표를 새롭게 쓰고 있다.

파테예프는 "김기민의 춤을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그의 춤은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며 "기술적으론 힘찬 회전과 선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중력을 무시하는 듯한 탄력적인 점프와 긴 체공 시간도 그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장점이다.

마린스키발레단은 15~1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돈키호테'로 6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돈키호테'는 '라 바야데르', '해적'과 함께 김기민의 대표 레퍼토리로 손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김기민은 "무용수마다 잘 맞는 작품이 있는데, 제겐 '돈키호테'가 그러한 작품 중 하나"라며 "제 옷을 입은 것처럼 편안하게 연습하고 연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마린스키발레단에서 7년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만큼 성장했다'는 걸 알리는 무대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민은 같은 발레단 간판 발레리나인 빅토리아 테레시키나와 짝을 이뤄 이 작품을 선보인다.



테레시키나는 김기민에 대해 "가장 좋은 표현과 말로만 표현할 수 있는 무용수"라고 극찬했다.

"가장 훌륭한 무용수이자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무용수입니다. 젊은 나이지만 벌써 스타 자리에 올라와 있습니다. 파트너에게는 항상 겸손한 자세로 불편한 부분이 있는지를 물어봐 줍니다. 그와 함께 춤을 추는 것에 큰 만족을 느낍니다."

'돈키호테'는 김기민의 대표 레퍼토리일 뿐 아니라 마린스키발레단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등과 함께 마린스키발레단에서 초연한 대표 고전발레이기 때문이다.

스페인 대문호 세르반테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희극 발레로, 가난하지만 재치 있는 이발사 '바질'과 매력 넘치는 '키트리'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스페인풍 경쾌한 음악, 무용수들의 쉼 없이 이어지는 화려한 춤과 고난도 테크닉은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발레리나의 32회전(푸에테), 남성 무용수가 발레리나를 한 손으로 머리 위까지 들어 올리는 리프트 동작 등이 펼쳐진다.

파테예프는 "우리 발레단은 고전주의 발레와 음악을 추구하는 단체"라며 "고전주의의 멋과 우아함을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기민-테레시키나가 15·17일, 엘레나 예브세예바-필립 스테핀이 16·18일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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