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지진 발생한 날…포항 12개 시험장 긴장 속 수능(종합)

입력 2018-11-15 09:33
1년 전 지진 발생한 날…포항 12개 시험장 긴장 속 수능(종합)

목발 짚고·경찰 오토바이 타고 입실…"시험에만 집중하겠다"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김준범 기자 =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5일 경북 포항 12개 시험장에서도 시작됐다.

올해 수능일은 공교롭게도 1년 전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날이다. 작년 큰 피해가 난 포항 지진으로 하루 뒤인 11월 16일로 예정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됐다.

올해 포항지역 12개 시험장에서 수험생 5천500명이 수능을 친다.

수능 시험장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가족, 선후배, 교사 등이 나와 수험생들이 무사히 시험을 치르기를 기원했다.

포항시와 자율방범대 등은 각 시험장 교문 주변에서 수험생에게 따뜻한 차를 나눠주며 격려했고 시험을 잘 치라고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

수험생들은 지진을 다소 의식하면서도 다른 지역 수험생과 마찬가지로 차분한 마음으로 시험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장성고에는 다리를 다친 수험생이 목발을 짚고 나와 가족, 친구들의 응원을 받았다.

포항제철고에서는 한 수험생이 입실 마감 시간 직전에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가까스로 도착해 주변의 격려와 환호를 받으며 뛰어들어갔다.

일부 학부모는 자녀가 시험장에 들어간 뒤에도 교문 앞에서 기도하고 주변을 서성이며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한 수험생 아버지는 "아들 마음이 편해지도록 지진이 나서 시험이 연기되면 그만큼 더 공부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농담을 건넸다"며 "지진이 일어나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지역 수능 시험장 12곳 가운데 4곳은 아직 내진보강 공사가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경북도교육청과 포항교육지원청은 4곳 모두 수차례 안전점검을 해 수능을 치르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포항교육지원청에 지진대책상황반을 가동하고 있다.

포항과 경주지구 수능 고사장에는 지진 정도를 잴 수 있는 지진가속도계측기를 설치해 상황반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있다.

또 불안감을 호소하는 학생을 위해 포항·경주지역 시험장에 전문상담사를 배치하고 재난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예비시험장 12곳을 지정했다.

포항에는 9월 17일 북구 동쪽 29㎞ 지점에서 규모 2.4 지진이 난 이후 아직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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