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선수 계속 모집해달라"…야구인들, 청와대 앞서 호소

입력 2018-11-14 17:18
수정 2018-11-14 17:21
"경찰청 선수 계속 모집해달라"…야구인들, 청와대 앞서 호소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야구인들이 경찰청의 야구단 선수 모집 중단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청와대 앞에서 호소했다.

프로야구선수협회, 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야구인 OB 모임인 일구회는 14일 오후 4시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모여 의무경찰 제도가 폐지되는 2023년까지 경찰청 야구단이 존속할 수 있도록 결정해달라고 문재인 대통령과 관계 당국에 호소했다.

야구인들은 한국 야구인 일동으로 명시된 호소문에서 2023년까지 의무경찰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아직 폐지 기간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고 경찰청과 KBO 사무국의 협약에 따르면, 경찰야구단 선수 모집과 선수 충원을 상호 협의하기로 했기에 협의 없는 경찰청의 일방적인 선수 모집 중단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야구인들은 과거 선수들의 병역 비리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경찰야구단이 선수들의 성실한 병역 의무라는 순기능을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경찰야구단 선수 모집 중단과 같은 사안은 경찰청의 일방 통보가 아닌 KBO와의 협의를 거쳐 단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선웅 선수협회 사무총장은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때 불거진 병역 논란에서 국민 정서를 못 살핀 것을 야구인들은 반성하고 있고,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님도 오늘 이 문제로 사퇴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경찰청과 KBO 사무국이 약속하고 협의해야 할 일이 경찰청의 일방 통보로 끝나는 건 검토해야 한다"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일정상 이제야 야구인들이 모여 호소문을 발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김 사무총장은 "떼쓰거나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니라 2023년 의경 폐지 때까지만이라도 경찰야구단을 유지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 20명의 야구인은 '현실 반영 없는 일방적 통보, 경찰청 선수 모집 중단 결정 재고하라', '성실한 병역 의무 이행과 병역 비리 척결에 앞장선 경찰청 야구단 일방적 모집 중단 철회'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야구인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호소문을 청와대에 제출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KBO 사무국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올해부터 선수 모집 계획이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14명만 남는 아산 무궁화 축구단과 20명만 남는 경찰야구단은 당장 내년 시즌 참여가 어려워졌다.

유승안 경찰야구단 감독은 "경찰청이 2023년까지 해마다 20%씩 선발 인원을 감축한다면 당분간 퓨처스리그에 참여할 수 있고, KBO 사무국과 협의로 그 시간에 대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며 "올해 30명을 선발해 이들이 2년 후 한꺼번에 제대할 때까지만 경찰야구단을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호소문 발표 현장에는 윤동균 일구회 회장, 김유동 부회장, 이순철 은퇴선수협회의 회장, 장성호 KBS N 해설위원을 비롯한 야구계 선배와 황재균(kt wiz), 허경민·정수빈·박건우(이상 두산 베어스), 임찬규(LG 트윈스), 안치홍(KIA 타이거즈), 김상수(삼성 라이온즈), 전준우(롯데 자이언츠) 등 각 구단 간판선수들이 참석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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