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 日 NHK 홍백전 2년 연속 출연…방탄소년단은 제외(종합)
트와이스, 한일 갈등에도 건재 과시…K팝 걸그룹 중 두해 연속은 처음
방탄소년단은 '원폭티셔츠 논란' 속 결국 초청안하며 '홀대'
(도쿄·서울=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박수윤 기자 = 걸그룹 트와이스가 일본 최고권위의 연말 가요축제 NHK 홍백가합전(紅白歌合戰)에 2년 연속 출연한다.
당초 초청 물망에 올랐던 방탄소년단은 멤버 지민의 '원폭 티셔츠' 논란 후 결국 출연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NHK는 14일 오후 홈페이지에 제69회 홍백가합전 출연진 프로필을 공개했다.
올해 12월 31일 방영되는 홍백가합전에는 트와이스를 비롯해 엑스저팬의 요시키, 라르크앙시엘의 하이도, 아라시, AKB48, 에그자일, 서치모스, 세카이노오와리, 헤이세이점프, 노기자카46, 게야키자카46 등 유명 가수들이 총출동한다.
한국 가수 중 올해 출연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 트와이스가 유일하다.
앞서 동방신기(2008∼2009년), 보아(2002∼2007년), 김연자(2001년) 등 한국 가수들은 2000년대 들어 9년 연속(2001∼2009년) 홍백가합전 무대에 올랐다. 2010년에는 한 명도 없었지만, K팝 인기가 정점을 찍은 2011년에는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등 총 3팀이 출연했다.
그러나 한일관계 악화와 맞물려 일본 내 한류가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한국 가수는 2012년부터 5년 연속 홍백가합전 출전자 명단에서 빠졌다. 지난해 처음으로 트와이스가 6년 만에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트와이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K팝 가수 중 유일하게 출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2년 연속 출연은 일본에 진출한 K팝 걸그룹 중 최초"라고 했다.
트와이스의 홍백가합전 출연은 일본 내 혐한(嫌韓)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결정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일본 기업 신일철주금에 대해 징용 피해자 손해배상을 명령한 한국 대법원판결 후 양국 갈등이 정치와 외교 영역 밖으로 퍼지고 있는데도 트와이스의 일본 내 입지는 아직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
트와이스가 지난 5일 국내에서 낸 미니앨범 '예스 오어 예스'(YES or YES)는 일본 오리콘 주간 앨범차트 1위에 올랐다. 이들이 일본어 앨범이 아닌 한국어 앨범으로 오리콘 차트 정상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또 트와이스는 내년 일본에서 K팝 걸그룹으로는 처음으로 돔 투어를 개최한다. 도쿄돔, 나고야돔, 오사카 교세라돔 등 수만석 규모 공연장을 채울 예정이다.
가요계 관계자는 "트와이스에는 미나, 사나, 모모 등 일본 출신 멤버가 3명이나 있어서 상대적으로 현지의 반감이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방탄소년단은 일본 내에서 인기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출연자 명단에서 빠졌다. 멤버 지민이 과거에 원자폭탄이 터지는 사진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은 사실이 뒤늦게 문제시되면서 우익들이 공격을 퍼부은 것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7일 발매된 아홉 번째 싱글 '페이크 러브/에어플레인 파트.2'(FAKE LOVE/Airplane pt.2)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리콘 포인트(오리콘이 음반 판매량을 바탕으로 매기는 점수) 45만4천829점을 기록하며 주간 싱글차트 1위에 올랐었다.
이달 초 들어 일본 방송사들은 TV아사히의 '뮤직 스테이션'을 비롯해 방탄소년단이 출연할 예정이던 프로그램의 출연을 잇따라 취소했다. NHK는 당초 방탄소년단의 홍백가합전 초청을 고려했지만, 티셔츠 논란 후 보류했다가 결국 방탄소년단을 출연자 명단에서 뺀 것으로 알려졌다.
홍백가합전은 한 해를 주름잡은 가수들이 홍팀과 백팀으로 나눠 공연을 통해 대항전을 벌이는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이 프로그램을 보며 새해를 기다리는 일본인이 많을 정도로 일본에서는 상징성이 높다.
1960년대 한때 80%대의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시청률이 꾸준히 하락해 작년 시청률은 1부 35.8%, 2부 39.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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