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로마' 극장·온라인 개봉…'옥자' 논란 재연되나

입력 2018-11-14 14:45
수정 2018-11-14 18:57
넷플릭스 영화 '로마' 극장·온라인 개봉…'옥자' 논란 재연되나

CGV "통상적인 극장 상영 기간 보장 없으면 상영 못 해"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로마'가 극장과 온라인에서 거의 동시에 개봉한다.

14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로마'는 12월 12일 극장 개봉에 이어 이틀 뒤인 14일 넷플릭스 서비스로 전 세계에 공개된다.

'로마'는 1970년대 초반 혼란의 시대를 지나며 여러 일을 겪어야 했던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에 사는 클레오의 삶을 따라가는 영화다.

'그래비티' 등을 연출한 멕시코 출신 알폰소 쿠아론 감독 신작으로, 감독의 실제 어린 시절 기억을 바탕으로 1970년대 격동의 시기 가정과 사회 계층의 모습을 감성적으로 풀어냈다. 올해 제75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 권위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수작이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영화를 국내 극장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동시에 선보이는 것은 지난해 6월 봉준호 감독의 '옥자' 이후 두 번째다.

'옥자' 개봉 당시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는 "온라인 및 극장 동시 개봉은 영화계 기존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라며 보이콧을 선언했고, '옥자'는 개인 영화관에서만 상영됐다.

이번에도 당시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CGV 관계자는 "영화시장 발전을 위해 극장에서 통상적인 상영 기간은 준수돼야 한다"면서 "넷플릭스가 '옥자' 때와 동일한 방식을 고수하는 만큼, CGV에서는 '로마'를 상영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 측은 "아직 개봉 시기가 남은 만큼, 개봉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로마'의 국내 배급을 담당한 판씨네마 측은 "본격적인 배급 대행이라기보다 개봉을 도와주는 개념"이라며 "현재 개봉관을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극장들은 넷플릭스가 해외와 국내를 차별한다고 비판한다. 넷플릭스는 이달 21일부터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멕시코 일부 극장에서, 29일부터는 북미와 런던 등에서 '로마'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음 달 14일 온라인 서비스 전까지 2~3주 정도 극장 상영 기간을 둔 것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한국만 동시 개봉을 추진해 논란을 일으킴으로써 넷플릭스 인지도를 높이려는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상영 기관과 날짜 등은 배급 파트너와 논의해 결정하기 때문에 국가별로 다르다"면서 "좋은 작품을 좀 더 많은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여러 혁신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로마'에 이어 '카우보이의 노래', '버드 박스'의 극장 개봉을 확정한 상태여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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