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주 52시간 근무로 건설사 경영 악화…보완책 필요"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건설현장의 공사비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건설사의 경영상태 악화가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14일 발표한 '법정근로시간 단축 이행 이후 건설업체의 대응 동향 및 향후 과제'라는 연구보고서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받는 30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러한 응답이 많았다고 밝혔다.
건설업체들은 주 52시간 근무 시행에 따른 문제점으로 근로 조건 변경에 대한 발주기관의 무관심과 공사비 증가로 인한 경영상태 악화를 1순위로 꼽았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발생하는 공사기간 연장 부분을 공사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지만 관련 법규의 세부 지침이 명확하지 않아 실제 현장에선 공사기간 연장 및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건설사의 공사비 투입은 늘고, 수익은 감소하면서 경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는 근로자의 이탈로 인해 인력 수급이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현행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대해서는 해외 현장이 많은 건설업 특성상 탄력근로제를 운용할 수 있는 기간(최대 3개월)이 짧고, 초과 근로시간의 운용을 주 단위로 제한하고 있는 것 등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건산연 최은정 부연구위원은 "유럽, 일본 등 해외의 경우 초과 근로시간 운용을 주 단위가 아닌 월 단위로 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 부분에 대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정부가 앞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전체 응답자(복수 응답)의 70% 이상이 법정근로시간 단축 관련 지침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고,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 기간 확대(47.8%) 요구가 두번째로 많았다.
최 부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건설업 근로방식 개혁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와 민간이 하나가 돼 장시간 노동 환경 개선과 생산성 향상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법정 근로시간 단축이 근로자와 기업 모두에게 상생할 수 있는 제도로 정착되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