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방사청, 불량소총 예산 몰래 끼워 넣었다 발각"

입력 2018-11-14 08:57
김병기 "방사청, 불량소총 예산 몰래 끼워 넣었다 발각"

'치명적 결함' K11 소총 관련 예산 33억여원 표시 없이 편성

예산소위 통과 후 뒤늦게 확인…"전액 삭감해야"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방위사업청이 지난 국정감사를 통해 치명적 결함이 드러난 K11 복합형 소총 관련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슬쩍 끼워 넣었다가 뒤늦게 발각돼 국방위원들의 질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방사청은 애초 내년도 K11 소총 관련 예산이 총 5천600만원에 불과하다고 국방위에 수차례 보고했다.

이에 국방위에서는 K11 소총에 대한 검증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전력화 역시 불투명한 만큼 이 예산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감사원 감사를 위한 최소 비용을 유지해야 한다는 방사청 입장을 고려해 1천100만원만 남겨두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국방위는 지난 13일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방위사업청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국방위는 소위에서 예산안이 통과된 이후 방사청이 K11 소총 관련 예산 33억6천900만원을 별도 항목으로 예산안에 반영했고, 이 예산이 그대로 소위에서 처리된 사실을 확인했다.

'K11 소총'이 아닌 '연구개발' 항목에 관련 예산을 끼워 넣은 것으로, 그동안 예산심사 과정에서 "K11 소총 관련 예산은 5천600만원에 불과하다"는 방위사업청의 거듭된 설명과는 달랐다.

방사청은 K11 소총 관련 예산을 '양산'을 위한 5천600만원과 '연구개발'을 위한 33억6천900만원 등 총 34억2천500만원으로 편성하고도 이를 보고하지 않고 은폐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추가 연구개발을 하더라도 기술적 제한이 있어 여전히 불량품이 될 수밖에 없다"며 "합동참모본부 소요 결정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오늘 오후 전체회의에서 집중 질의하겠다"고 말했다.

국산 명품 무기로 홍보된 K11 소총은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내충격성과 살상률 등에 치명적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K11 소총 901정 중 80정이 균열로 전량 창고에 보관돼 있으며, 500m 거리의 가로세로 5m짜리 표적 살상률이 31.6%에 불과하다는 내용이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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