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9역 어려워요"…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개막

입력 2018-11-13 18:16
"1인 9역 어려워요"…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개막

오만석·한지상·이규형의 멀티롤 눈길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1인 9역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무대 밖에서 옷을 9번이나 갈아입습니다. 무대 밖에서가 더 바빠요. 정말 정신이 없습니다."(오만석)

지난 9일 개막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사랑과 살인편'에서는 1인 9역의 멀티롤(많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배역) 캐릭터인 '다이스퀴스'가 눈길을 끈다. 배우들이 의상을 순식간에 바꾸는 퀵 체인지를 거듭해야 하는 역이다.

이 배역에 캐스팅된 배우 오만석은 13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목소리와 자세, 소품, 의상 등의 변화로 9명의 인물을 표현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같은 역에 출연 중인 한지상도 "무대 뒤는 전쟁터"라며 "스태프들이 마치 안무를 짠 듯이 작업하기 때문에 의상 하나를 갈아입는데 15~20초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규형 역시 "1인 9역이라는 점에 끌려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며 "이야기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무대 위에서 잘 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가난하게 살아온 '몬티 나바로'가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코미디극이다.

몬티 나바로가 다이스퀴스 가문의 백작이 되기 위해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없애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다이스퀴스 가문 사람들이 한 배우에 의해 연기되는데, 이는 제거 대상이 모두 한 가문 사람이란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제거당한 사람이 다음 장면에서 또 다른 사람으로 등장하며 몬티 나바로의 지속적인 살인 행위를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토니 어워드,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외부비평가협회상, 드라마 리그 어워드 등 브로드웨이 주요 시상식에서 작품성과 흥행을 두루 인정받았다.

김동연 연출은 "한국에서 코미디 뮤지컬이 그렇게 큰 사랑을 받는 장르는 아니지만, 뮤지컬은 원래 코미디와 잘 어울리는 장르"라며 "고급 코미디를 만들어보고자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극을 이끄는 주인공 몬티 나바로는 김동완, 유연석, 서경수가 번갈아 맡는다.

유연석은 "이야기 자체는 무거울 수 있지만 블랙 코미디로 유쾌하게 풀어냈다"며 "첫 공연이 올라가고 좋은 반응들이 나와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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