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회 "레고랜드, 대출이자 하루 수천만원…사업여력 있나"
"대출 계획 충분히 설명하고 사전동의 받지 않았다" 지적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강원도의회가 13일 글로벌투자통상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과 관련해 사업에 상당한 진척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앞으로 투자계획에는 우려를 표명했다.
의원들은 레고랜드와 관련해 2013년 9월 도가 의회에 충분히 대출 계획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는지, 앞으로 남은 대출금액으로 사업 운영비 충당이 가능한지 집중 질의했다.
박상수(삼척) 의원은 "2천50억원 대출을 약정할 때 대출받기 전에 금액을 명시해서 의회에 사전동의를 얻어야 하는 거로 알고 있는데 동의를 받았느냐"고 물었다.
전홍진 글로벌투자통상국장이 "이와 관련해 감사원에서 주의처분을 받았고, 법무법인에 자문한 결과 포괄적 재무부담 행위로 본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에둘러 설명하자 박 의원은 "동의 여부에 대해서 명쾌한 답변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형연(인제) 의원도 "포괄적인 동의를 구했다고 하는데 하루 수천만원 이자를 내면서도 대출받아 사업한다는 걸 알았다면 사업내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며 "대출로 사업한다는 걸 모든 의원이 인지하고 있었다면 쉽게 동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에 따르면 레고랜드 조성사업 관련한 대출약정금액은 2천50억원에 추가로 90억원을 포함해 대출 가능한 총금액은 2천140억원이다.
도는 현재까지 1천229억원을 사용해 911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태다. 하루이자는 1천500여만원 정도로 1년에 내야 하는 이자만 50억원이 넘는다.
신영재(홍천) 의원은 "911억원에서 800억원을 현금 출자하면 사업 여력이 없다. 레고랜드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더라도 대출금을 상환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원활한 운영을 위해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태경(춘천) 의원도 "800억 나가고 나면 100억여원으로 뭘 할 수 있느냐"며 "테마파크 주변 땅 매각으로 비용을 메우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어그러지고 업무가 자꾸 늘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형연 의원은 "우리가 800억원을 넣으면 멀린사는 200억원을 넣는데 같은 금액을 넣고 같이 시작해야 하지 않느냐"며 형평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강원도와 영국 멀린사, 특수목적법인(SPC) 엘엘(LL)개발은 지난 5월 멀린사가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에 직접 투자하고, 테마파크 건설을 책임지는 내용을 담은 상생 협력 합의서를 체결했다.
멀린사는 합의에 따라 총 3천억원 이상을 들여 2020년 테마파크 공사를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엘엘개발이 테마파크 주변 땅 매각을 위한 개발사업자를 공모한 결과 신청자가 나타나지 않아 2021년까지 테마파크 개장 및 주변 부지를 개발하려는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는 하중도 106만여㎡에 복합테마파크, 휴양형 리조트, 상가시설, 판매시설 등을 갖추는 대형 프로젝트다.
도는 2013년 9월 도의회에 상정한 레고랜드 조성을 위한 동의안 내용을 보완해 변경 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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