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관광명소 고궁박물원, 2020년부터 3년간 문 닫는다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인 대만 국립고궁박물원(고궁)이 오는 2020년부터 3년간 문을 닫는다.
13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전날 커즈언(柯志恩) 국민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전날 입법원(국회) 교육문화위원회의 내년도 고궁 예산안 심사에서 관련 자료를 인용해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고궁박물원 측은 내부 공사를 위해 타이베이(台北)의 고궁 본관을 휴관하고 전시물은 서남부 자이(嘉義)현 타이바오(太保)시에 자리한 고궁 남부분원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커 의원은 전했다.
그는 이어 고궁 휴관 시 관광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 및 전시계획 등 향후 대책을 물었다.
예산안 심사에 참석한 천치난(陳其南) 고궁원장도 "그런 필요성에 대한 평가를 준비 중"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이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에 대해 박물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국의 대영박물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 세계 유명 박물관도 증축과 보수 과정에서 정상 개방했다며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러면서 고궁 휴관과 전시물 이전작업이 오는 24일 실시되는 지방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의 약세를 타개해보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고궁을 민진당의 지역적 지지기반인 남부분원으로 옮기면 관광객 방문에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선거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편 고궁이 공사를 위해 3년간 휴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만 여행업계는 큰 충격에 휩싸인 상태다.
여행업계의 한 인사는 고궁이 휴관하면 타이베이는 상징적 이미지를 가진 여행 관광명소가 사라지기 때문에 연간 최소한 50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의 방문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고궁박물원(國立故宮博物院)은 대만 타이베이시에 자리한 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로 국민당이 국공내전 패배로 대만으로 쫓겨가면서 중국에서 옮겨온 70여만 점의 문화재가 전시돼 있다.
천치난 원장은 지난 7월 '고궁의 대만화'를 언급해 중국이 반발하는 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