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비정규직 이틀째 고용부 창원지청 점거…장기화 조짐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비정규직 해고자 재고용 등을 요구하는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점거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지회는 13일 고용부 창원지청 3층 대회의실 점거를 이틀째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 12일 불법파견 책임자 카허 카젬 사장 구속, 해고자 복직 보장, 불법파견 해결 등을 요구하며 이곳을 점거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가 나서 요구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노조원 8명이 대회의실에서 24시간 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해결의 키를 쥔 사측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고용부도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않아 자칫 점거 농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노조 관계자는 "우리 요구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결과물이 도출될 때까지 점거 농성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며 "노조 차원에서 고용부와 계속 대화를 하고 있지만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노조 청사 점거에 난색을 보이며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다.
고용부 창원지청 관계자는 "점거를 풀어달라고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으며 고소나 고발 등 대응방안도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민중당 경남도당도 이날 고용부 창원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지엠 창원공장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6개월 전 해고자를 포함한 불법파견 노동자 774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고용부가 명령했으나 사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창원공장에서 벌어지는 어이없는 작태는 현 정부 노동정책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로 노동부가 행정권을 발동해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용부는 지난 5월 창원공장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774명은 불법파견이라며 직접 고용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사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과태료 77억4천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현재 사측은 과태료에 대해 부당하다며 법원에 이의신청했다. 그러나 사측의 비정규직 노동자 직접고용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노조가 고용부 청사를 점거한 것은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조, 민주노총 대구본부, 한국잡월드 비정규직 노조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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