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같았다…'15타수 1안타' SK 최정의 9회 동점포

입력 2018-11-12 23:49
거짓말 같았다…'15타수 1안타' SK 최정의 9회 동점포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거짓말 같은 동점 홈런포였다.

1점차로 뒤진 9회초 2사에서 터진 홈런포라 믿기 어려웠고, 15타수 1안타로 극도로 부진했던 최정(31·SK 와이번스)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최정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8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6차전에서 3-4로 뒤진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김강민, 한동민이 상대 마무리로 나온 조쉬 린드블럼에게 모두 힘없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였다.

린드블럼의 강력한 구위에 사실상 경기가 끝나는 분위기였지만 최정은 포기하지 않았다.

최정은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린드블럼의 131㎞짜리 포크볼을 걷어 올려 왼쪽 펜스를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했다.

한껏 풀이 죽었던 3루쪽 SK 더그아웃은 금세 축제 분위기가 됐다.

SK는 최정의 극적인 동점포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뒤 연장 13회초 한동민의 역전 솔로포에 힘입어 5-4로 승리하고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최정은 한국시리즈에 참가한 양 팀 선수들 중에서 가장 풍부한 한국시리즈 경험을 자랑한다.

최정에게 이날 6차전은 개인 통산 38번째 한국시리즈 경기였다.

하지만 최정의 한국시리즈는 예전과는 달랐다. 최정은 올해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 타율 0.077(13타수 1안타)의 부진에 시달렸다.

최정의 끝 모를 부진은 그를 꾸준히 3번 타자에 기용한 트레이 힐만 감독의 용병술에 의문을 품게 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의 믿음은 굳건했다. 힐만 감독은 최정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최정은 큰 무대 경험이 많고, 언제 어느 때든 큰 것을 칠 수 있는 스윙을 갖춰서 3번으로 적합하다. 좋은 결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정은 마치 그 기대에 부응하기로 하듯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동점포를 터트리고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정은 올 시즌이 끝나면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최정의 행선지가 어디일지 알 수 없으나 그는 SK 구단에 또 한 번 우승 선물을 하고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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