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MVP 한동민 "우승하니 이렇게 좋네요"(종합2보)
PO 5차전 끝내기 홈런에 이어 KS 6차전 연장 13회초 결승 홈런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시리즈(KS)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순간, 한동민(29·SK 와이번스)은 최대한 빨리 마운드로 달려가 동료들과 포옹하고 싶었다.
"왜 그렇게 거리가 좁혀지지 않던지요. 빨리 마운드로 가서 서로 축하하고 싶었어요."
체감 속도는 한없이 느렸지만 실제 한동민은 매우 빠르게 달려갔고 SK 동료들과 진하게 포옹했다.
SK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먼 길의 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든 것도 한동민 덕이었다.
한동민은 플레이오프(PO)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마지막 경기 결승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KS 최우수선수(MVP)의 왕관까지 썼다.
한동민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KS 6차전, 4-4로 맞선 연장 13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베어스 좌완 유희관의 초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2018년 KBO리그에서 나온 마지막 결승타였다.
SK는 한동민의 결승 홈런포로 KS 6차전 연장 혈전을 5-4 승리로 장식했고,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SK가 KS 우승을 차지한 건 2010년 이후 8년 만이다.
한동민은 처음으로 KS 무대를 밟았고, 우승 후 기자단 투표에서 72표 중 30표를 얻어 27표를 획득한 좌완 불펜 김태훈을 제치고 MVP의 영예를 누렸다. MVP 부상으로 3천900여만원 상당의 고급 자동차도 받았다.
이번 KS 한동민의 성적은 21타수 4안타(타율 0.190), 2홈런, 4타점이다. 하지만 MVP로 손색없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동민은 "내가 MVP를 받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사실 김태훈이나 메릴 켈리가 받을 줄 알았는데…"라며 "영광스러운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내가 끝내기 홈런을 친 것도 선발 켈리가 잘 던지고 우리 불펜들이 잘 막아준 덕이다. 최정 선배가 동점 홈런을 친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SK가 KS 무대를 밟은 것도 한동민 덕이었다.
한동민은 지난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치른 넥센 히어로즈와의 PO 5차전에서 10-10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쳤다. SK는 PO를 3승 2패로 통과해 두산과 KS를 치렀다.
사실 한동민은 KS 6차전 결승 홈런을 치기 전까지 20타수 3안타로 매우 부진했다. 1차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지만, 이후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그 아쉬움을 모두 털어내는 KS 6차전 연장 결승 홈런을 쳐냈다.
한동민은 "너무 안 맞아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런데 PO 5전 때도 오늘도 나주환 선배가 '그냥 후회 없이 네 스윙 다 하고 오라'고 조언해줬다. 정말 내 스윙을 했고, 맞는 순간에 홈런인 걸 알았다"고 더그아웃 에피소드도 전했다.
PO 때도 한동민은 5차전 끝내기 홈런을 치기 전까지 20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그러나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끝내기 홈런을 쳤다.
KS 3차전부터 한동민은 "위로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하고 다녔다. 하지만 시리즈가 끝나는 순간 가장 많은 축하를 받았다.
2018년 KBO리그는 한동민의 연장 13회초 결승 홈런포로 마무리됐다. 그는 누구나 인정하는 2018년 프로야구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생애 최초로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고,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KS MVP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었다.
한동민은 "우승하니까, 이렇게 좋네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SK 동료들도 SK 팬들도 한동민 덕에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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