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 롤링 마법, 이번에도 통할까…'신비한 동물사전2'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11월 극장가가 다시 한번 J.K. 롤링의 마법에 빠져들 수 있을까.
해리포터 시리즈의 J.K 롤링이 각본을 쓰고 제작자로 참여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이하 '신비한 동물사전2')가 오는 14일 국내 관객을 찾는다.
해리포터가 태어나기 수십 년 전인 1920년대를 무대로 한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파생작) 시리즈다.
해리포터 세대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요즘 세대들에겐 새롭고 황홀한 판타지 세계를 보여줘 큰 호응을 얻은 '신비한 동물사전' 속편이다. 2016년 국내 개봉해 467만명을 불러모았다.
속편 역시 강력한 마법과 신비한 동물들로 관객을 홀린다. 스케일은 한층 더 커졌고, 등장인물들도 전편보다 훨씬 많고 다양해졌다.
전편에서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 분)의 활약으로 미국 마법부에 붙잡힌 강력한 어둠의 마법사 겔러트 그린델왈드(조니 뎁)가 뉴욕을 탈출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배경은 미국 뉴욕에서 프랑스 파리로 바뀌었다.
그린델왈드는 자신을 추종하는 순혈 마법사들과 강력한 마법을 품은 숙주 크레덴스(에즈라 밀러)를 이용해 마법세계와 '노마지'(일반인)들을 지배하려 한다.
그의 야욕을 막으려 뉴트의 스승이자 위대한 마법사인 알버스 덤블도어(주드 로)는 뉴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뉴트는 파리로 향한다.
1편이 마법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입문서였다면, 2편에선 본격적인 선과 악의 대결이 펼쳐진다.
마법 동물학자 뉴트와 마법사 티나, 티나의 동생 퀴니와 그와 연인 제이콥이 전편에 이어 등장한다.
여기에 서커스단에 잡혔다가 크레덴스와 함께 탈출한 내기니(수현)를 비롯해 프랑스 아프리카계 마법사 유수프 카마, 뉴트의 형 테세우스, 그의 약혼녀 레타 등 다양한 인물이 새로 합류했다. 이들은 절대 악에 맞서는 '어벤져스' 군단처럼 협업하며 세상을 구원할 전사로 나선다.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다. J.K 롤링은 인물 각각에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며 저마다 사연을 부여했다. 다만 분량을 나눠 갖다 보니 매력이 온전히 다 살아나지는 못한다. 해리포터에 등장한 거대한 뱀 내기니 역을 맡아 화제가 된 수현 역시 그가 지닌 사연을 보여주기엔 분량이 적은 편이다. 3편을 기다리게 하는 대목이다. 캐릭터 뿐만 아니라 대사 등에도 소위 '떡밥'(다음 편을 위해 심어놓은 힌트)이 곳곳이 담겼다. 이를 완전히 회수하려면 시리즈가 끝나는 5편까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많은 캐릭터의 등장은 이야기의 확장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전편을 보지 못한 관객이라면 다소 산만하고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극 분위기도 그린델왈드의 범죄 행각이 주축을 이루는 탓에 어둡고 무거운 편이다. 실제 2차 세계대전을 연상케 하는 장면도 나온다. 포용과 공존, 사랑과 상실, 우정과 의리, 정체성과 소외감과 같은 인류 보편적인 주제들이 좀더 깊이있게 담겨있어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시리즈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신비한 동물들. 나뭇가지처럼 생겨 자물쇠를 따는 능력이 있는 '보우트러클 피켓', 반짝이는 모든 것을 탐하는 긴 주둥이를 가진 털북숭이 '니플러'가 전편에 이어 관객을 반긴다. 사자와 호랑이, 용을 합쳐놓은 듯한 '조우우', 큰 눈을 가진 새 오그레이, 스핑크스 고양이를 닮은 마타고 등이 새로 합류해 스크린을 활보하며 혼을 쏙 빼놓는다. 특히 '신입' 동물들 가운데 가장 큰 활약을 펼치는 조우우는 중국에서 온 동물로 설정됐는데, 이는 다분히 중국시장을 겨냥한 의도로 풀이된다.
호그와트 마법학교와 뉴트의 어린 시절도 등장해 '해리포터' 시리즈와 연결고리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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