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에 민간용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개발 허용 여부 논의

입력 2018-11-12 15:52
美, 韓에 민간용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개발 허용 여부 논의

고체연료 미사일과 '동전의 양면…中日 견제 등이 변수될듯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우리나라의 민간용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문제를 한미 양국이 협의중인 것으로 12일 파악됐다.

우주발사체 기술은 민간용도라고 해도 미사일 발사 기술로 전용될 수 있어 남북관계와 북핵 협상 상황, 그리고 중국과 일본 등의 견제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 양국은 2017년 11월7일 미사일지침 상 탄도미사일 탄두중량 제한 완전 해제에 합의하였으며, 현재 민간 분야의 우주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우주발사체 고체연료 사용 제한 해제와 관련해 한미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당국자는 이어 "현재 국가간 협의가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한 구체 내용 공개가 어려움을 양해해 달라"고 부연했다.

우리나라가 민간용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개발을 하려면 한미 간 미사일 지침상 제한을 풀어야 하기 때문에 한미 외교당국 간에 지침개정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이어지던 작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때 미국은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폐지하는데 합의한 바 있다.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문제는 당시 논의되지 않았다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기술은 그 기술 면에서는 고체연료 미사일과 '동전의 양면' 관계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은 액체 연료 미사일에 비해 발사 준비 기간이 짧아 발사의 사전 탐지가 어렵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군사적 차원에서 액체연료의 경우 부식 등의 이유로 평시에 발사체와 연료를 분리보관하다가 발사전에 연료를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군사 대비태세 강화 차원에서 고체 연료 미사일 개발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신 센터장은 "우리는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 미사일 사거리에 제약이 있어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할 수 없지만 기술 축적 차원에서 민간 발사체에 대해서는 고체 연료 기술 적용을 가능케 하자는 국내 목소리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과거 미국은 한국 민간 우주개발에 고체기술을 적용하도록 승인하게 될 경우 장거리 미사일 개발로 연결될 것으로 생각해 반대해 왔기에 꾸준한 대미 설득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은 고체연료 발사체 관련 제약이 없다. 세계적으로 소형 로켓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은 발사비용을 기존 액체 연료 로켓에 비해 30% 가량 줄인 신형 고체연료 로켓 입실론 발사에 잇달아 성공하며 국제 로켓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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